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8일 (목)
전체메뉴

경남말 소쿠리 (72) 갈롱(깔롱)지기다, 쪼깬(쪼맨)하다

  • 기사입력 : 2017-11-16 22:00:00
  •   

  • △서울 : 너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들어봤지. 옛 도심이 번성하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과 임차인이 밀려나는 거 있잖아. 서울뿐만 아니라 경남에서도 마산 창동·오동동 일대의 일부 상가에서 이런 조짐이 일고 있다고 하더라고.

    ▲경남 : 하모, 우리말로는 ‘둥지 내몰림 현상’이라 칸다 아이가. 이거 땜시로 창원시캉 지역 건물주 협의회장, 상인회장 등이 상생협약을 맺었다 카더라마는 협약에 강제성이 없어놓이 벨시리 도움이 안될 끼라 카는 말도 있더라꼬. 엣날엔 마산 창동이 억수로 잘나갔다 아이가. 그때는 질(길)에 사람들도 마이 댕기고 갈롱지기는 아아들도 마이 있었다. 그라다 사람들이 안 오이 장사도 안되다가 도심재생사업으로 예술촌이 맨들어지고부텀 상권이 쪼매이 살아난다 카더라꼬.

    메인이미지



    △서울 : 상권이 완전히 살아났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임대료가 올라가면 빈 점포가 늘어 건물주들에게도 좋지 않을 것 같은데…. 그런데 ‘갈롱지기다’가 무슨 말이야?

    ▲경남 : ‘갈롱지기다(지이다), 깔롱지이다’는 ‘멋을 부리다’ 카는 기지. 주로 여자들인데 마이 씬다. 그라고 지나치게 멋을 부리는 사람을 ‘갈롱재이, 깔롱재이’라 카고. ‘갈롱재이 가시나하고는 안 새기는(사귀는) 기이 이다(약이다)’ 안 카나. ‘가시나’가 ‘계집애’라 카는 거는 알제? 또 ‘깔롱지기다’에는 ‘밉상스레 애교를 부리다’ 카는 뜻도 있다. 이때는 ‘고놈 데기 깔롱지기네’ 이래 칸다. 신문 보이 창동의 쪼깬한 점방도 달세가 에부 비싸가 상인들이 부댐이(부담이) 되겄더라꼬.

    △서울 : ‘쪼깬한’이 무슨 뜻이야?

    ▲경남 : ‘쪼깬하다’는 ‘조그마하다’라는 뜻이다. ‘쪼맨하다’라꼬도 카고. ‘키도 쪼깬한 사람이 무슨 심이 이리 쎄노?’, ‘못 쪼맨한 거 하나 갖다 도오(다오)’ 이래 칸다.

    △서울 : ‘쪼깬하다, 쪼맨하다’ 재미있는 말이네. 그러나저러나 상권도 살리고 건물주와 상인들이 상생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없을까?

    허철호 기자

    도움말= 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