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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교육과 책읽기에 대한 짧은 생각- 배종일(대신회계법인 공인회계사)

  • 기사입력 : 2017-1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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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교육 전공자도 아니고 교육과 관련된 일을 직업으로 갖고 있지 않아서 말 그대로 교육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역설적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교육에 대하여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선입관도 없이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 결과 나는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이 책을 읽지 않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학교 교육과정에서는 교과서라는 정형화된 책 몇 권만을 가지고 그 내용을 잘 암기하라고 가르친다. 그리고 그 암기의 수준에 따라서 성적을 매겨 상급학교로 진학하고 사회에 나와 성인으로 살아가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 평범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강요된 교육이다. 그러면서 매년 노벨상을 발표할 때마다 왜 우리나라에서는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지 그 원인을 분석하느라고 분주하다.

    해마다 똑같은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한 명도 수상하지 못한 노벨상을 이웃 일본에서는 무려 22명이나 받았다. 우리가 과거에 시행했던 대학별 본고사 시험 방식의 대학입시제도를 일본은 아직도 많은 대학에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마치 대학입시제도가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지 임상시험이라도 하는 것처럼 해마다 제도를 바꾸고 있다. 그 결과 지금은 마치 수수께끼 문제를 풀 듯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아무리 제도에 대한 연구를 한들 우리나라가 일본처럼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는 이유는 교육의 본질에 대한 두 나라 교육정책자들의 관점 차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교육은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의 핵심은 독서를 통한 사람 만들기라고 나는 생각한다. 일정한 지식만을 단순히 암기하는 교육이 아니라 어릴 적부터 폭 넓은 책읽기를 통하여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제대로 된 교육이다.

    천재가 되고 싶은가? 그러면 책을 읽어라. 부자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책을 읽어라. 우리나라 국민의 절대다수는 1년에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출판시장은 경제력이나 국가경쟁력에 비하여 너무도 초라한 것이 현실이다. 플라톤의 국가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논어, 맹자 등을 읽고 책 내용에 대하여 치열하게 토론을 벌이고 있는 초등학교의 한 교실을 상상해 보라. 마르크스의 자본론, 이익의 성호사설,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읽고 자기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우리 동네 고등학교 교실을 상상해 보라. 독자 여러분은 과연 이러한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믿는가? 나는 교육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이 생각만 조금 바꾸면 충분히 가능한 현실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어떤 사람은 “어린 학생들이 어떻게 그렇게 수준 높은 책을 읽을 수 있을까” 라고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네 어른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충분히 쉽게 읽어 낼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결단코 아닐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책을 읽어본 어른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일 것이고 그 내용을 이해하는 어른은 더 적을 것이다. 그래서 독서는 아주 어릴 때, 어떤 글자도 거부감 없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때부터 적극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맞다. 어릴 때부터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책을 읽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철학이 대학입시의 한 과목인 나라도 있다. 그 나라의 대입 철학논술 문제를 하나 소개하면서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이런 문제를 초등학교부터 출제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길 소망해 본다.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 가능한가?” 독자 여러분들도 한번 고민해 보시라.

    배종일 (대신회계법인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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