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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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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16) 제21화 금반지 사월의 이야기 32

“차는 어떻게?”

  • 기사입력 : 2017-1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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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영숙은 두 남자가 아부를 하자 더욱 오만했다.

    ‘뭐야? 진영숙의 남자들인가?’

    서경숙은 진영숙의 행태를 보자 가소로웠다. 그녀는 한때 칠공주라는 말이 나돈 적이 있었다. 칠공주는 재벌가의 딸들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켰었다. 진영숙은 골프를 치면서도 오만한 태도로 서경숙에게 이야기를 건넸다.

    “윤 회장님네 영감님이 죽었네.”

    12시가 가까워졌을 때 진영숙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얼굴을 찌푸렸다. 그녀에게 문자가 온 모양이었다.

    “윤 회장님 남편 말씀입니까?”

    잡지사 대표라는 정민국이 물었다. 그는 지적인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건장한 체구에 어울리지 않게 행동이 얍삽해서 진영숙을 졸졸 따라다녔다.

    “맞아.”

    “그분이야 오래전부터 병원에 계시지 않았나요? 이미 죽었다는 소문도 파다했는데….”

    “아무래도 서울에 올라가 봐야겠어.”

    골프는 12시가 조금 지나서 끝이 났다. 진영숙은 부랴부랴 서울로 올라갔다. 잡지사 대표인 정민국도 그녀를 따라 올라갔다. 진영숙은 서경숙에게 같이 올라가자는 말도 하지 않고 혼자 올라가버린 것이다.

    ‘어이없는 여자네.’

    서경숙은 라커룸에서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진영숙이 괘씸했다.

    “서 여사님은 안 올라가십니까?”

    섬유회사 대표인 홍인규가 다가와서 물었다.

    “가야죠.”

    홍인규는 키가 크고 건장했지만 얍삽하지는 않았다.

    “차는 어떻게?”

    “불러야겠어요. 그동안 점심이나 먹으면 되죠.”

    “그럼 제 차로 가시죠. 제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그럼 고맙구요. 차를 부를 필요는 없겠네.”

    “괜찮으시다면 점심 같이 하고 올라가시죠. 12시가 지났으니 점심은 먹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네. 좋아요.”

    서경숙은 섬유회사 대표인 홍인규의 차를 타고 식당으로 갔다. 식당은 골프장에서 8㎞ 정도 떨어진 시내에 있었다. 이천에는 이천쌀밥이 유명했다. 밥을 짓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지 밥이 구수하여 사람들이 좋아했다. 서경숙은 홍인규와 함께 방에 들어가 앉았다.

    “섬유회사를 하시나요?”

    “예. 조그만 회사를 하고 있습니다.”

    “진영숙 회장은 어떻게 알아요?”

    “우리 회사에서 납품을 하고 있습니다. 진 회장님이 백화점에 매장을 가지고 계시지 않습니까? 저희는 진영숙 회장님 회사에 납품하는 회사입니다.”

    종업원이 와서 주문을 받아갔다. 홍인규가 서경숙에게 양해를 구하고 정식을 주문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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