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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4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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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비중을 줄인다고 공교육이 정상화되나 - 유창근 (영산대 국제무역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7-11-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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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어떤 입시제도가 좋은지 생각해 본다. 현행 대학입학 전형은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논술고사 등을 통한 수시모집 전형과 수능 중심의 정시모집 전형이 있다. 그동안 수시모집 비율은 매년 증가하여 2018년 입시의 경우 전체 모집정원의 74%에 달하며,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한 선발 비율이 급증했다. 반대로 정시모집 비중이 계속 줄어들면서 수능을 통해 대학에 들어가는 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조사대상 학부모의 96%가 정시모집 확대를 지지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수능이 가정 공정한 입시제도이고 학생부종합전형은 가장 불공정한 입시제도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이 얼마나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예이다.

    수능은 현행 입시전형 중 가장 공정하고 효율적인 방식이다. 국가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경험과 전문성을 가지고 운영하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다.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평가하므로 학교 교육을 충실하게 받으면 되고, 교실에서 부족한 부분은 인터넷 강의를 통해 보충할 수 있다. 평가 방식이 단순하고 변별력이 높으므로 비용도 적게 든다. 대부분의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게 이런 선발 방식이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도입된 학생부종합전형은 불공정 소지가 많고 비효율적이다.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등 다양한 정성평가 요소를 사용하다 보니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많고 조작 가능성이 있다. 부모의 도움과 경제력에 의해 학생의 성과가 만들어지고, 학생부를 기록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보니 교사의 개인차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대학은 수십 쪽에 달하는 학생부 내용을 제대로 검증할 수 없다. 대학마다 평가 기준이 다르다 보니 부모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학생이 훨씬 유리해진다. 이런 평가 방식에서 평등한 기회를 기대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며 불필요한 자원의 투입도 많아진다.


    현재의 복잡한 대학입시 제도는 대학들 간의 과열된 경쟁의 산물이다. 각 대학은 우수 학생을 선점하기 위해 수시모집 비율을 늘려 왔다. 다른 대학보다 유리한 전형을 도입하면 더 좋은 학생을 차지하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새 전형을 만들었다. 그러나 모든 대학들이 새로운 전형을 추가하게 되면 전체적으로는 입시제도가 복잡해지고 학생, 학부모 부담만 커질 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한 국회의원이 수능에 의한 선발인원을 60% 이상으로 하고 수능 상대평가를 명문화하는 법안 개정을 발의했다고 한다. 국민들이 원하는 단순하고 공정한 입시로 되돌리자는 것이다. 그 취지는 공감하지만 일정 비율을 정하는 것은 새로운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차라리 입시전형 수요조사를 통해 정시모집 비율을 정하고 문제가 많은 수시전형은 배제시키는 게 보다 합리적일 것이다.

    공교육 정상화는 입시제도를 바꾼다고 해서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다. 대학입학 단계에서 기득권이 발생한다면 어떤 제도를 운영해도 입시에서 과열과 왜곡을 막을 수 없다. 결국 대학의 서열구조가 없어져야 하며 좋은 대학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 입시에서 더 나은 학생을 차지하는 대학이 아니라 대학에 들어온 학생을 더 크게 성장시키는 대학이 우수 대학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아울러 대학의 교육여건을 상향 평준화하여 학생이 어느 대학을 가더라도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상위권 대학에 입학하는 것보다 충실한 대학생활을 하는 게 중요한 사회가 되면 대학입시에 사활을 걸 필요가 없고 공교육도 정상화될 것이다. 유창근 (영산대 국제무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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