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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4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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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 전문인력 양성의 중요성- 김재환(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사)

  • 기사입력 : 2017-11-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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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경남문화예술진흥원과 김해문화재단 김해문화의전당이 공동주최한 ‘지역문화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 결과발표회가 있었다. 나는 멘토 자격으로 참가한 덕에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획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현재 현장활동을 하는 기획자를 포함해 문화기획을 희망하는 예비활동가들도 있었는데 모두 자신의 지역을 근거로 흥미로운 기획안들을 쏟아냈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기획들은 물론 아이디어 차원을 넘어 해당 지역을 답사하고 현장의 상황과 역사를 고려한 기획안이 대거 등장했다. 이런 기획안들은 당장 현장에 적용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경남에 이렇게나 많은 문화 관련 기획자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감탄스러웠다. 사실 광역 단위 도시로 가면 문화 행사들을 해당 지역 사람이 주체가 되어 진행되는 경우를 많이 보지만, 소도시로 올수록 문화 행사의 외부 의존율이 높은 편이다.

    더군다나 지역 중심 행사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져 실제로 벌어지는 지역 주체들의 기획 행사들이 눈에 잘 띄지 않는 문제도 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만난 기획들이 반가웠던 건 이벤트성으로 진행되는 일회적인 행사가 아닌 지역의 장소성과 역사성을 바탕으로 해당 지역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차원의 문화기획이 많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경남지역의 수많은 학살 현장을 들추어 학살의 기억을 망각하지 말자는 취지로 만든 ‘평화와 인권의 순례길’은 가슴을 미어지게 했다. 우리는 보통 역사의 아픔을 추모비를 만들어 기념하고 잊어버리기 일쑤다. 그래서 현장은 사라지고 추모비만 남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 학살이 벌어졌던 곳을 답사하는 순례길을 만들어 보자는 것인데, 이번 기획안에서는 거창양민학살 현장이 사례로 등장했다.

    진해를 기반으로 작성된 ‘참바다 프로젝트’도 기억에 남는다. 진해는 대한민국 최초의 계획도시이자 해군 창설지이기도 하다. 20세기 근대문화유산이 꽤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그런데 도시개발의 여파로 이런 지역적 특성이 사멸될 위기에 처했다. 진해의 역사와 변화 과정을 기록·공유하여 이를 문화 예술의 차원에서 풀어내어 진해 문화예술네트워크를 활성화하겠다는 포부가 당차다.

    또 하나 흥미로운 기획안은 거제에서 나왔다. 제주의 해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유명한 데 비해 거제의 해녀는 그 존재 자체를 모른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기획이다. ‘해녀할망과 개날이’라는 제목으로, 거제에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해녀아카데미를 설립하고 해녀문화체험 프로그램을 활성화하여 청년 일자리 창출과 거제 해녀 문화를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칼럼에서 이런 기획안을 설명하는 이유는 이 프로그램이 지역 문화 활성화에 매우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기본법과 지역문화진흥법이 시행되면서 자신의 지역을 근거로 자생적이고 주체적인 문화기획을 실행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시민이 주체가 되어 자신이 사는 마을의 문화를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다면 문화의 지방분권과 지방자치가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것이다. 그래서 지난 몇 년간 경남문화예술진흥원과 김해문화재단 김해문화의전당이 진행한 문화기획자 전문인력 양성프로그램은 매우 소중하다.

    욕심을 내 보자면, 지역을 발전시킨다는 개념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고민할 수 있는 인문학적 마인드를 가진 기획자가 양성되었으면 좋겠고,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일자리가 18개 시군에 생겨나길 기대해 본다.

    김재환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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