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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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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10) 제21화 금반지 사월의 이야기 26

“깔끔하네요. 담백하고…”

  • 기사입력 : 2017-11-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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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사월은 사채와 고리대금으로 돈을 벌었다.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갖고 있지 않았다. 부를 축적하면서 불법적인 일도 자행했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돈을 벌었어도 그녀도 늙었다. 그녀가 많은 재산을 어떻게 처분할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게다가 그녀는 자식도 없었다.

    “진영숙이 어떻게 공격할 거 같으세요?”

    “진영숙이 내 수양딸이라고 그러면서 돌아다니기 시작했어.”

    “진영숙이 왜 그런 말을 하고 돌아다니죠?”

    “나도 모르겠어. 그래서 서 여사가 그 일을 좀 알아봐줬으면 좋겠어. 진영숙이가 왜 그런 소리를 하고 돌아다니는지.”

    나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윤사월과 진영숙의 싸움에 말려들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진영숙의 꿍꿍이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이내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진영숙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윤사월이 식사를 하면서 말했다. 그녀는 한정식을 느리게 먹고 있었다. 서경숙도 천천히 식사를 시작했다. 청계산에 있는 한정식집은 서울에서 유명한 맛집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었다.

    “맛이 어때?”

    윤사월이 서경숙을 보지도 않고 물었다. 돈 많은 여자의 오만함이 그녀에게 풍겼다.

    “깔끔하네요. 담백하고….”

    “여기 음식은 맛이 있지. 그런데 누구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살지는 못해.”

    “회장님 주위에는 사람들이 없어요?”

    “사람? 사람이야 항상 있지. 그런데 믿을 수 있나? 서 여사는 주위에 있는 사람을 믿을 수 있어?”

    서경숙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왜 사람을 믿지 못하는가. 서경숙은 그동안 사람들과 이해 관계가 없었기 때문에 누구를 불신하는 일이 없었다.

    “입이 무거운 사람인 모양이군.”

    “전 왜 이 자리에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내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건가?”

    “이런 일은 제가 할 일이 아닌 것 같아요.”

    “다시 생각해봐.”

    “마찬가지예요.”

    “괜히 밥값만 날렸군.”

    윤사월이 기분 나쁜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의 표정이 금세 싸늘해지고 있었다.

    식사는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

    서경숙은 윤사월과 헤어져 갤러리로 돌아왔다. 갤러리에는 심은지와 전은희가 출근해 있었다.

    “관장님, 갤러리에서 가을전시회를 해야 될 것 같아요.”

    심은지가 서경숙에게 말했다.

    “그래서 우리가 기획안을 마련했어요.”

    전은희가 생글생글 웃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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