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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터널 참사 또 다른 사고 배경] 유류업체 ‘저비용 배송경쟁’ 한몫

기사들 ‘화물운송앱’ 이용 경쟁 치열
일부 업체 비용 절감하려 과적 요구도

  • 기사입력 : 2017-11-0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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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창원터널 앞 폭발·화재 사고의 배경에는 유류업체들의 저가 배송 경쟁이 한몫하고 있다. 일부 유류 운송 업체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기사의 자질과 과적 등 안전성에 눈을 감고 있기 때문이다.

    7일 화물차 운송 업계에 따르면 화물 운송 기사의 ‘화물 운송앱’ 사용이 늘고 있다. 이 앱은 대리운전 기사들이 이용하는 앱과 비슷한 구조로 화주(운송업체)가 운송할 물건과 금액을 앱에 등록하면 앱에 가입한 화물차 기사에게 노출되는 방식이다. 앱을 열면 상·하차지를 선택할 수 있고, 차종 등을 입력하면 운송 가격이 뜬다. 이날 취재진이 창원터널 사고 차량 트럭이 운행했던 울산과 창원구간의 5t화물차를 검색한 결과 평균 운임은 11만원으로 검색됐다. 이 앱을 통해 12만원의 운임으로 배송을 했던 창원터널 사고 운전자보다 더 낮은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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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압유를 실은 화물차가 중앙분리대를 충격 후 불이 붙은 모습. /네티즌 동영상 캡처/



    화물차 기사들은 앱을 통해 신속하게 화물정보를 확인할 수 있지만 가격 경쟁으로 인해 운송 업체에게는 ‘을’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부 운송 업체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심지어 과적을 요구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앱을 주로 이용한다는 화물 운전기사 A씨는 “화물차 기사들 중에는 휴대폰 2개를 이용해 앱을 여러 개씩 확인해 짐(화물)을 잡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며 “배차를 받고 짐을 실으러 가면 앱에 나와 있는 적재중량보다 더 많은 중량을 실을 것을 강요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화물 운송 기사들이 매년 늘면서 운송료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통안전공단 경남지사에 따르면 도내 화물 운송 종사자 수는 올 10월 말 기준 2만269명으로 지난 2014년 1만8379명보다 1890명이 늘었다. 이 때문에 평균 배송운임은 2~3년 전보다 3~4만원이 더 하락했다. 또 다른 화물 운전기사 B씨는 “기름값 빼고 도로비 빼고 하면 남는 게 없다. 기사들은 앱을 많이 켜 놓고 화물이 잡힐 때까지 마냥 기다린다. 화주의 횡포도 심하다. 5t 실으러 갔는데 6t, 7t을 준다. 어렵게 배차를 잡아서 갔는데 물릴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창원은 산업 업체들이 많아 유압유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산업용 윤활유 대리점이 중대형 규모는 최소 20곳 이상, 소규모까지 합하면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용 윤활유를 실은 화물차는 주로 울산과 부산 등지에서 출발해 이번 사고지점인 창원터널을 통해 하루에도 수차례씩 드나들고 있는 상황이다.

    김용훈 기자·박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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