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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07) 제21화 금반지 사월의 이야기 23

“뒷조사 한번 해봐”

  • 기사입력 : 2017-11-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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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아무개, 탤런트 아무개, 여배우 아무개, 심지어 유부녀 탤런트 아무개까지 어르신과 동침을 했다는 소문이 여의도 방송가에 나돌았다. 그런데 여자 연예인을 W호텔로 부르는 사람이 모 부대 하사관인 상사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모 부대는 신군부 이후 악명이 높았다. 사람들이 그 부대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었다.

    연예인들 중에는 상사의 전화를 받을까봐 벌벌 떠는 사람들도 있었고 은근히 전화를 받기를 기대하는 연예인도 있었다.

    하루는 탤런트 H씨가 상사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호텔에 가서 샤워를 한 뒤에 어르신을 모셨다. 불을 켜지 말라고 했으나 불을 켰다. 그러자 텔레비전에서 보던 어르신이 틀림없었다. H씨는 상사에게 끌려가 호되게 야단을 맞았다.

    ‘쳇! 내가 어르신을 모셨는데 나에게 함부로 해?’

    H씨는 비위가 상했다. 드라마 녹화를 하기 위해 방송국에 들어가자 경비가 출입증을 요구했다.

    “어르신을 모셨는데 경비가 나를 무시하네. 내가 누군지 몰라?”

    H씨는 방송국 경비의 따귀를 때렸다. 그녀는 자신이 어르신을 모셨으니 어르신의 첩이나 세컨드라고 자부했다. 어르신이 나라를 다스리니 자신도 권력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방송국의 경비가 출입증을 요구한 것이다.

    그 일로 방송국이 발칵 뒤집혔다.

    “아니 그년이 미쳤나? 왜 경비 따귀를 때려? 뒷조사 한번 해봐.”

    방송국에서 뒷조사를 하자 어르신과 동침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미친년! 몸뚱이 바치고 허세를 부리네?”

    방송가에서 탤런트 H씨를 비난했다. 아무튼 어르신은 연예인을 좋아했고, 상사는 연예인들을 상납했다. 그는 그 일로 출세가도를 달렸다.

    여자 탤런트 중에 P씨가 있었다. P씨도 상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나도 마침내 어르신의 전화를 받았구나.’

    P씨는 가슴이 설레었다. 그녀는 어르신의 여자가 된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다. 어르신과 동침을 하면 방송국에서 자신의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르신과 섹스를 한 뒤에 불을 켰다.

    “어머머, 어르신이 아니잖아?”

    P씨는 남자를 확인하자 화들짝 놀랐다. 그녀가 모신 사람은 어르신이 아니라 모 부대 상사였다.

    그 일은 여의도 방송가의 화제가 되었다. 그러나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유언비어인지 알 수 없었다.

    유언비어는 닫힌 사회였기 때문에 널리 퍼졌다. 조직적으로 유포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권성진은 모 부대의 상사 출신이었다. 모 부대 사령관이 권력의 주체가 되었기 때문에 영관급은 청와대 비서관을 비롯해 장관으로 진출했다. 그러나 그는 하사관 출신이었기 때문에 고급 장교가 아니었다. 그는 관직을 얻을 수 없어서 정계 진출을 하게 되었다.

    하사관 출신이었기 때문에 모 부대를 움직여 윤사월을 잡아다가 고문한 것이다.

    윤사월은 풀려났으나 임진규는 정계에 진출하지 못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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