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드럼통 쾅, 쾅… 그곳은 전쟁터였다
창원터널 앞 화물차 화재… 3명 사망·5명 부상유압유 싣고 달리던 5t 화물차중앙분리대 들이받고 불 붙어
- 기사입력 : 2017-11-0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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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압유 드럼통 수십개를 싣고 창원-김해 간 창원터널 창원 방향 내리막길을 달리던 화물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불이 붙었다.사고 순간 화물차에 실려 있던 드럼통 30여개가 반대방향 차로를 달리던 차량과 차로 위에 떨어지면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났다.
이 사고로 화물차 운전자를 포함해 3명이 숨지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 개요= 2일 오후 1시 23분께 창원터널 창원 방향 내리막길 1km 지점에서 산업용 유압유(제품명 Tectyl power 32)를 싣고 달리던 5t 화물차가 앞서 달리던 차량을 추돌한 데 이어 콘크리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으며 불길에 휩싸였다.이때 화물차에 실려 있던 유압유 200ℓ 드럼통 30개, 20ℓ 말통 40개 대부분이 반대방향 차선으로 쏟아지면서 강한 폭발음과 함께 불이 붙었다. 이로 인해 창원터널로 올라가던 반대편 차로의 차량 9대가 드럼통과 충돌하며 화염에 휩싸였다.
2일 창원터널 창원 방향 1㎞ 지점에서 발생한 차량 연쇄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시커멓게 탄 차량들로 일대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전강용 기자/
이날 사고로 화물차 운전자 A(76)씨와 반대편 차선을 달리던 모닝 차량의 B(55·여)씨, 스파크 차량의 C(23·여)씨 등 총 3명이 숨지고 D(37)씨 등 5명이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사고를 낸 화물차를 포함해 차량 10대가 전소됐다. 유압유는 유압 장치의 윤활을 위해 사용되는 석유 또는 비석유계 액체로, 작동유로도 불린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고 처리를 위해 창원터널 양방향을 통제한 채 차량들을 인근 불모산터널 등으로 우회시키면서 주변 도로는 한때 극심한 체증을 빚었다. 화재는 오후 2시 20분께 진압됐으며 사고 2시간 가량이 지난 3시 30분께 차량 소통이 재개됐다.
◆사고현장 전쟁터 방불= 화물차가 중앙분리대를 충격한 뒤 드럼통이 반대편 차선으로 굴러떨어진 뒤 폭발하면서 이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불에 탄 드럼통이 굴러내리며 “펑”하는 소리와 잇따라 폭발했으며 모두 10대의 차량이 불길에 휩싸였다. 또 기름이 도로에 흐르면서 도로 양방향으로 불길이 퍼졌다. 사고 당시 1t 탑차 조수석에 타고 있다 긴급 대피한 심모(49)씨는 “앞에 불길이 치솟고 불 붙은 드럼통이 굴러내려오며 두세 개가 우리 차 앞에서 폭발했다”며 “멈추지 않고 조금만 더 앞으로 갔으면 온 전신에 화상을 입었을 것이다. 순간 아무 생각도 안 났고 바로 차를 벗어나 대피했다”고 말했다.
◆사고원인·피해 왜 컸나= 화물차에 실려 있던 유압유의 발화점은 220도가량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충격으로 한 번 점화된 유압유는 삽시간에 불이 번지는 데다 당시 사고 화물차는 6800ℓ가량의 유압유를 싣고 있었다. 여기에다 사고 지점은 경사도가 심해 평소에도 ‘마의 내리막길’로 불리는 곳으로 속도를 줄이지 못해 브레이크 파열 등 사고가 잦은 곳이다. 경찰은 이 화물 차량의 사고 원인으로 브레이크 파열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은 블랙박스와 목격자의 증언 등을 통해 화물차량이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앞선 차량들을 피하다 차량과 중앙분리대를 잇달아 들이받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특별취재반= 사회부 김용훈·김재경·도영진·박기원 기자, 사진부 전강용 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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