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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마산 창동예술촌·상가 무엇이 문제인가 (2) 시-상인회 협약

강제성 없는 자율협약…임대료 인상 못막아
협약 내용 추상적·건물주에 유리
상권 회복되자 상가 임대료 폭등

  • 기사입력 : 2017-10-3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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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가 마산합포구 창동·오동동·부림동지역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과다하게 인상하지 못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일부 건물주들이 상가 임대료를 급격히 인상하면서 도시재생사업 취지를 무색케 하고 상권회복에 찬물을 끼 얹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창원시와 창동 건물주 등은 임대료를 과다하게 인상하지 않겠다는 상생협약을 맺었지만 협약에 강제성은 없다.

    따라서 건물주들의 협조 없이는 도시재생의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 어렵기 때문에 공공행정에서 건물주들에 대한 지속적인 현실 인식교육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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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재생사업이 진행 중인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전경./전강용 기자/



    ◆창원시와 건물주·상인회간 무슨 협약 있었나= 창원시는 많은 예산을 투입해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는 이곳에 방문객이 증가하고 상인들의 매출이 늘어나는 등 사업 효과가 나타나자 더 많은 도시재생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건물주들의 상가 임대료 과다 인상으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현상)’ 우려가 제기되자 지난 8월31일 ‘창원시 도시재생 선도지역 상권 활성화와 지역공동체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이 상생협약서에는 창원시는 물론 창동 건물주 협의회장, 창동 상인회장, 오동동 건물주 협의회장, 오동동 상인회장 등이 서명해 상생협약을 약속했다.

    하지만 협약서를 보면 협약 내용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그야말로 자율로 지키는 협약에 머물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협약서에는 건물주는 적정 임대료를 유지하고, 계약기간 만료시 임차인이 재계약을 희망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5년간 임대를 보장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우선 적정한 임대료가 어느 선을 뜻하는지 모호하다. 또 건물주에게는 적정한 선이 임차인에게는 과도할 수도 있다.

    ◆‘조례안’에도 자율과 협력만 있을 뿐= 창원시는 자율협약으로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이번에는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창원시 지역상권 상생협력에 관한 조례안’은 현재 공고 중에 있으며 12월 창원시의회 정례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조례안 내용을 보면 자율과 협력, 상생이라는 말만 있을 뿐 벌칙이나 강제조항이 없다.

    창원시 관계자는 “법률과 달리 조례에는 벌칙조항이 없어 벌금이나 과태료를 물릴 수 있는 입장이 못된다”며 “만약 조례대로 결성된 ‘상생협력상가협의체’가 임차권 보호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다고 평가되면 협의체가 요구하는 화장실·주차장 등 공용시설물 설치지원 등을 검토해 혜택은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창원시, 어떤 도시재생에 얼마 투입했나= 시는 마산합포구 원도심지역의 역사와 문화자원을 활용하는 도시재생사업을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추진중이다. 국비 100억원, 도비 30억원, 시비 70억원 등 총 2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주요 사업내용을 보면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부림도심광장 및 공영주차장 조성사업에 62억원이 투입돼 내년 3월 준공예정이다. 또 빈공가를 매입해 도시재생관련 쉼터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10억원이 들어간다. 불종로 걷고 싶은 거리 조성사업에 30억원이 들어가며 올 연말 준공예정이다.

    ◆“건물주에 대한 현실인식 교육 계속해야”= 창원시 관계자는 도시재생 선도지역 사업 마무리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일부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과도하게 올리고 있다는 여론이 나오자 건물주들에게 ‘배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행정으로 쇠락하던 도시를 살려내고 있는데, 건물주들이 협조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도시재생에 따른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해서는 결국 건물주 협조가 없으면 어렵다고 진단하고 있다.

    경남대학교 건축학부 박진석 교수는 “대구 북성로를 비교할 수 있는데, 북성로 건물주들은 자체적으로 모여 임대료를 5년간 인상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젊은 상인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상가를 활성화시키는 등 도시재생의 결과물이 뛰어났다”면서 “창원지역 도시재생 지역도 성공하려면 건물주들에 대한 현실인식 교육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옛날의 호시절만 생각하던 건물주들에게 공공행정에서 교육의 장을 만들어 주변 상권의 이동과 변화, 예술인들과의 협업 중요성 등을 계속 알려야 건물주들의 인식도 변화하게 된다”고 밝혔다.

    조윤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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