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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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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마산 창동예술촌·상가 무엇이 문제인가 (1) 임대료

도시재생의 그림자 ‘치솟는 임대료’
상권 활기 띠자 ‘임대료 폭탄’
일부 건물주 폭리에 세입자 눈물

  • 기사입력 : 2017-10-3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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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가 창동 상권과 예술촌 활성화를 위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상인회와 공동으로 임대료를 급격하게 올리지 않겠다고 자율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임대료가 오르고 있다.

    세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예술촌도 동반침체 우려에 빠졌다. 도심재생사업의 취지를 살려 창동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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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부터 추진된 도시재생사업으로 활기를 찾고 있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일대./전강용 기자/



    30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일대. 국화 향기를 맡으며 ‘학문당’과 ‘고려당’ 일대 거리를 걷는 동안 1층과 2층에 빈 점포가 더러 눈에 들어왔다. 오색 국화 향연을 즐기려는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점포를 찾는 손님은 많지 않다.

    버터빵으로 유명한 ‘고려당’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업주는 “거리에 사람들이 많이 다니면서 활기를 띠는 모습이지만 물건을 보거나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면서 “도시재생사업으로 거리 환경은 좋아졌지만 여전히 불황인데, 일부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올려 부담이다”고 말했다.

    ‘경남 1번지’ 부활을 꿈꾸는 마산 창동에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도시재생사업으로 동네가 살아나면서 임대료가 올라 기존 상인들이 쫓겨나는 현상)’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도심 쇠퇴로 폐업 가게가 속출했던 창동·오동동 일대는 2010년부터 추진된 도시재생사업으로 달라졌다. 60여개 빈 점포를 활용해 예술인들이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인 ‘창동예술촌’이 조성됐고, 오동동 ‘고려횟집’ 인근에는 4988㎡ 규모의 문화광장과 지하 공영주차장이 만들어졌다.

    거리 바닥에는 새로운 보도블록을 깔고, 담벼락에는 눈길을 사로잡는 예술 옷을 입혔다. 여기에 역사와 문화를 되살리는 스토리텔링도 덧붙이면서 유동 인구와 상가 매출이 조금씩 늘고 있다. 그러나 이 일대가 활기를 띠면서 역설적으로 일부 상가를 중심으로 임대료가 들썩이고 있다.

    창동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창동과 오동동 일대 거리 23.1~26.4㎡(7~8평) 가게의 경우, 학문당 일대는 월 60만~80만원, 고려당 일대는 월 120만~130만원의 임대료가 형성돼 있다”며 “하지만 일부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리면서 세입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고려당 인근 한 상가 1층에 ‘월 330만원(66㎡규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이곳은 프랜차이즈 직영 매장으로 사용되던 곳으로 계약이 끝난 후 임대료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는 이 일대 같은 규모의 임대료가 200만원인 것에 비하면 65%정도 비싼 수준이다.

    또 일부는 낡은 건물을 매입해 신축하거나 리모델링해 임대료를 올리는 사례도 있다.

    7년 동안 창동에서 옷 장사를 하고 있는 한 상인은 “쇠락했던 과거에 비해 환경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빈 상점이 있을 정도로 상권이 살아났다고 보기 힘들다”며 “문제는 공실이 발생해 상권이 무너지면 건물주들도 역풍을 맞을 수 있는데 이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상가 공실률이 30%에 달하지만 임대료는 내려가지 않고 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말과 휴일에도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데, 100만원에서 200만원에 달하는 임대료가 결코 적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임대료를 맞추기 위해 마진 차이가 많이 나거나 종업원 고용이 적은 점포들만이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창동·오동동 일대의 점포들 가운데 여성용 옷이나 신발, 기타 액세서리 가게들이 대부분이다.

    박인숙 창동통합상가상인회장은 “솔직히 창동의 임대료가 다른 곳에 비해 비싼 편은 아니지만 찾는 고객이 늘어나다 보니 임대료를 올리려고 하는 건물주들이 있는 것 같다”며 “일부 건물주들이 상권 활성화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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