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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03) 제21화 금반지 사월의 이야기 19

“그들이 그렇게 할 거 같아요?”

  • 기사입력 : 2017-10-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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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긴축정책을 추진하고 있었다. 인플레를 잡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있었다. 어떤 기업도 대출이 어려웠고 은행은 오히려 대출을 회수해야 했다.

    “은행에서 대출은 안 해 주나요?”

    “인플레를 잡기 위해 정부에서 긴축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은행들이 대출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대출을 원하나요?”

    “예.”

    “얼마나요?”

    “월말에 임금을 비롯하여 급하게 결제할 돈이 수백억에 이르게 됩니다. 현재까지 은행대출도 적지 않아 자금을 구하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담보물도 없는 편이구요.”

    “우리는 무얼 담보로 잡아요? 그냥 빌려줄 수는 없잖아요?”

    “주식입니다.”

    “얼마나요?”

    “유천건설 회장이 소유한 주식이 대략 600억원쯤 되는데 400억원을 빌려주고 담보로 잡아야 합니다.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그들이 그렇게 할 거 같아요?”

    “하지 않으면 부도가 납니다. 유천건설에서 장관과 국회의원을 동원하여 대출을 받으려고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윤사월은 유천건설이라는 회사에 400억원을 빌려주었다. 유천건설은 기한 내에 은행대출을 갚지 못했고 윤사월에게 추가 대출을 받았다. 그러나 그 빚도 갚을 수 없어서 유천건설이 결국 윤사월에게 넘어오고 말았다.

    윤사월은 은행장과 담판을 지어 빚을 절반이나 탕감받았다. 은행들은 유천건설이 부도가 나면 대출의 4분의 1밖에 회수하지 못할 형편이었다. 윤사월에게 탕감을 해주고 절반이라도 회수하는 것이 이익이었다.

    유천건설은 해외건설보다 국내 아파트 건설에 치중했다. 그 바람에 빚은 점점 줄어들게 되었고 백화점까지 설립할 수 있었다.

    “회장님, 이제 더 도와 드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윤사월을 돕던 임진규 변호사가 말했다.

    “왜요? 무슨 일이 있어요?”

    임진규의 갑작스러운 말에 윤사월은 놀랐다.

    “국회의원에 출마하려고 합니다.”

    “정치를 하면 돈이 많이 들 텐데….”

    “회장님께서 좀 밀어주십시오.”

    “여당이에요? 야당이에요?”

    “야당입니다.”

    윤사월은 고개를 외로 꼬왔다. 야당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하게 되면 정권의 탄압을 받을 가능성이 많았다. 윤사월이 만류했으나 임진규는 뜻밖에 완강했다. 게다가 자신의 지역구에서 무료변론을 하는 등 표밭을 일구고 있었다.

    글:이수광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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