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경남말 소쿠리 (69) 거시다, 무꾸다(뭉꾸다)

  • 기사입력 : 2017-10-26 22:00:00
  •   

  • △서울 : 서울의 음식점 대표가 개에게 물려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는 얘기 들었어? 그 말 들은 후 길을 가다 사납게 생긴 개를 보면 무섭더라고.

    ▲경남 : 겡남서도 사알에 한 번꼴로 개한테 물리는 사고가 생긴다 안카더나. 오시도 댕기다 보모 거시기 생긴 개들 마이 델꼬 댕기더라 아이가. 우리도 개 마이 키았지마는 그런 개 보모 억수로 무십더라꼬.

    메인이미지



    △서울 : ‘거시기’ 생기다니? ‘거시기’,‘머시기’라는 말과 관계있는 거야? ‘사알’은 ‘사흘’이고, ‘델꼬’는 ‘데리고’의 뜻이지?

    ▲경남 : 에릴 때 우리 에할매가 내 보고 “머식아”라꼬 자주 캐쌓았다마는, 그거는 아이고. ‘거시기’는 ‘거세게’의 경남말이다. ‘거세다’카는 기지. ‘말로 그래 거시기 하모 우짜노?, 그 사람 썽질 참 거시니라, 이파리 거신 거는 사램이 몬 무운깨네 소한테 주우라’ 이래 칸다. ‘사알’ 하고 ‘델꼬’는 니가 말한 뜻 맞다. 개를 무까 사람 젙에 몬 오거로 해가 댕기야 되는데, 주인은 개가 순하다 카지마는 개를 우째 믿노. 각중에 물모 우짤끼고.

    △서울 : 개를 믿을 순 없지.ㅎㅎ 동물보호법에는 반려동물과 외출할 땐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하고 맹견은 입마개를 채워야 한다고 하더라고. 하지만 이를 어겨도 처벌이 최대 50만원의 과태료에 그치는 데다 단속도 제대로 안 된다고 하데. 그래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더라. 그리고 ‘각중에(가악중에)’는 ‘느닷없이’, ‘갑자기’란 뜻이잖아. 니가 저번에 갤마줘서 알아. 그런데 ‘무까’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경남 : ‘무까’는 ‘무꾸다’의 활용형인데, ‘묶다’ 카는 뜻인 기라. ‘뭉꾸다’라꼬도 카지. ‘무까 키안(키운) 개는 다 사납다’, ‘무깐 거는 여어(여기) 나또라(놔둬라)’, ‘손을 뭉꾸다’ 이래 캐쌓았다. 옛날에 대문에 ‘개조심’이라고 적어난 거 마이 바았다 아이가. 오시도 ‘개조심’해야 된다. 그라고 개 델꼬 댕길 때 안전조치를 단디 해가 개한테 안 물리거로 해야 안되겄나.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허철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