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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4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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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고성 갈모봉 산림욕장 피톤치드 힐링

숲에서 마시는 맛있는 향기

  • 기사입력 : 2017-10-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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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 봄과 가을 사이이며, 낮이 길고 더운 계절이다. 달로는 6~8월, 절기(節氣)로는 입하부터 입추 전까지를 이른다.

    올여름은 유난히 무더웠다. 최고기온이 거의 40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 휴양지에서의 피서는 커녕 에어컨이 켜진 거실 소파 위에서 여름이 가시기만 기다렸다. 어느덧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入秋)를 훌쩍 지나 ‘시작되는 추위에 제비도 강남으로 간다’는 한로(寒露)가 왔다.

    그렇게 여름이 지나가나 했지만 더위가 길어지고 있다. 10일간의 추석 황금연휴도 끝나고 취재를 위해 출입하는 마산야구장은 가을야구의 깃발이 나부끼고 있음에도 여전히 늦더위와 모기가 극성이다. 들뜬 마음으로 꺼내들었던 가을 옷가지들은 27도에 달하는 늦더위 속에 다시 옷장 속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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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군 고성읍 이당리 갈모봉 산림욕장을 찾은 시민들이 편백 숲을 걷고(왼쪽) 산림욕을 즐기고 있다.

    때늦은 에어컨과 선풍기의 인공적인 냉기에 가슴 한쪽이 얼어붙은 듯 답답해서였을까. 절기(節氣)도 분간 못하고 내리쬐는 뜨거운 햇살을 애써 외면한 채, 유난히 걸음이 느린 올가을의 향기를 직접 찾아나서기로 했다.

    한로가 이틀 지난 10월 10일 오후의 고성군 갈모봉 산림욕장. 지난 여름의 열기를 고스란히 받아냈을 편백나무들은 흐트러짐 없이 곧게 뻗은 모습으로 초록의 생동감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 사이로 흐드러진 이름모를 들꽃은 소담한 모습으로 다가올 가을을 반기고, 군데군데 떨어져 있는 밤송이들 또한 이제는 더위가 가실 때가 됐음을 느끼게 해줬다.

    하늘은 맑았고 더위를 피할 그늘도 있었기에 급할 것 없이 느릿느릿 편백향을 따라 걸었다. 양 옆으로 들려오는 풀벌레와 계곡물 소리의 화음 너머 뻗어있는 고즈넉한 오솔길은 도시의 삭막함에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듯했다.

    수풀 사이로 작게 조성된 연못도, 행락객을 위해 마련된 벤치도 하나 특별할 것이 없지만 초목이 뿜어내는 피톤치드와 함께하니 새롭게 다가왔다. 숲의 향기에 취해 발길을 옮기던 중 유난히 푸른 한 편백나무 밑 평상에 자리를 잡았다. 쏟아지는 햇살이 나뭇가지를 따라 어지럽게 부서지고 있었다.

    드리운 그늘에 누워 숨을 크게 들이마셔 본다. 수만 그루 수목이 만드는 싱그러운 공기에 머리 속 잡념이 사라진다. 나뭇가지 사이로 높게 보이는 조각하늘을 들여다 보며 다시 한 번 숨을 들이쉰다. 코를 휘감아오는 피톤치드의 향긋한 냄새에 콘크리트 회색 숲이 희미해지는 듯하다. 무거워지는 눈꺼풀에 저항 않고 살며시 눈을 감아본다. 내 발을 감싸고 있는 신발이 문득 답답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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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군 갈모봉 산림욕장

    갈모봉은 조선시대 고성의 홍길동 내지 임꺽정 격으로 여겨지는 갈봉(葛峰)이라는 의적의 묘가 있던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은 그 묘를 찾을 길이 없지만 이곳을 갈묘봉이라 부르던 것이 세월이 흘러 갈모봉으로 됐다고 전해진다.

    지난 2006년 3월 개장한 고성군 ‘최고의 숲길’ 갈모봉 산림욕장은 고성군 고성읍 이당리 일원에 조성된 70여㏊ 규모의 산림욕장이다. 무료개방인데다 입장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아 정확한 방문객 수는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고성군은 지난 2014년 갈모봉 산림욕장을 찾은 방문객을 12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갈모봉 산림욕장은 편백나무와 삼나무, 소나무 등이 주를 이루는 침엽수림으로 음수대와 운동시설, 평상과 벤치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산림욕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특히 1주차장에서 6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소금쟁이 쉼터에는 10여개의 넓은 평상과 야외탁자, 정자 등이 마련돼 편하게 자연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에 탐방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있다. 실제로 이곳을 방문해 보면 직접 챙겨온 베개를 베고 평상에 누워 산림욕과 낮잠을 동시에 즐기는 방문객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피톤치드 향이 실린 바람을 쐬며 더위를 이겨내는 이들의 얼굴에 근심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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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 갈모봉 산림욕장에서 여우바위봉으로 가는 길에 있는 말머리바위 통천문.

    갈모봉 산림욕장의 최대 장점은 산림욕과 함께 등산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갈모봉 산림욕장에는 5개의 추천코스가 있는데, 최단 2.3㎞부터 7㎞까지 이르는 각 코스에서는 갈모봉의 다양한 경관을 즐길 수 있다. 갈모봉과 여우바위봉의 갈림길로 향하다 보면 ‘하늘로 통하는 높은 문’이라는 뜻의 통천문(通天門)은 갈모봉의 자랑이다. 거대한 바위 틈새로 비밀스레 나있는 문과 같은 모양새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통천문 위로 홀로 솟은 한 그루의 소나무는 또 하나의 볼거리다. 통천문 너머 여우바위봉에서는 갯장어로 유명한 자란만 뒤로 사량도와 수우도, 욕지도 등 한려수도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고개를 돌리면 수태산과 무이산, 와룡산 상사바위, 새섬봉, 민재봉이 자랑하는 당당한 산세를 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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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 갈모봉 산림욕장을 찾은 한 시민이 편백 숲에서 쉬고 있다.

    ◆자연 향균 물질 ‘피톤치드’

    피톤치드는 식물이 병원균·해충·곰팡이에 저항하려고 내뿜거나 분비하는 물질을 말한다. 1937년 러시아의 생화학자 토킨(Boris P. Tokin)에 의해 이름 붙여진 것으로, ‘식물의’라는 뜻의 희랍어 ‘phyton’과 ‘죽이다’라는 뜻의 ‘cide’가 합해서 생긴 말이다. 피톤치드의 주성분은 테르펜이라는 물질인데, 이 테르펜이 피톤치드의 향긋한 냄새를 만들어 낸다.

    산림욕을 통해 피톤치드를 마시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장과 심폐기능이 강화되며 살균작용도 이뤄진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아토피를 유발하는 집먼지 진드기의 번식을 억제하고 피부를 소독하는 약리 작용을 하기 때문에 아토피 증상 개선과 치료에 탁월하다고 전해진다.

    피톤치드는 침엽수인 소나무, 잣나무, 편백나무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그중에도 편백나무가 가장 많이 분비한다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나무의 피톤치드 배출량이 편백나무보다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산림청이 후원하는 산림치유연구사업단은 대기 중 피톤치드 평균농도가 가장 짙은 수종은 소나무(3.26±0.66ng/m3)로 편백나무(0.78±0.22ng/m3)보다 4배가량 높았다는 연구결과(2015년 10월 30일)를 발표했다. 따라서 특정 수종이 아닌 소나무, 잣나무, 편백나무 등 다양한 침엽수가 밀집된 지역에서 산림욕을 하면 피톤치드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피톤치드의 효과를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산 중턱에서의 산림욕이 효과적이다. 특히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조금씩 내뱉는 복식 호흡을 하면 효과가 훨씬 크다. 산림욕은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가 적기이며, 일사량이 많고 온도와 습도가 높은 시간대인 오전 10시~오후 1시 사이에 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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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톤치드 산림욕, 도내 이런 곳도 있다

    도내에는 고성 갈마봉 산림욕장 외에도 피톤치드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침엽수림이 있다. 가을이 무르익어 가는 요즘 도내 곳곳에 위치하고 있는 편백숲을 찾아 산림욕을 즐기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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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숲속나들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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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숲속나들이길.

    창원시 숲속나들이길

    창원시 숲속나들이길은 도계체육공원부터 진해삼밀사까지 총 40.9㎞에 걸쳐 조성된 창원시의 대표적인 둘레길 코스로, 태복산·정병산·비음산 등 창원 명산의 힘찬 정기를 느낄 수 있다. 소나무와 편백나무 등이 뿜어내는 향긋한 피톤치드 외에도 계절마다 피어 산 전체를 물들이는 들꽃을 즐길 수도 있다.

    이정표가 잘 비치돼 있어 어렵지 않게 목적지를 찾아 갈 수 있으며, 군데군데 쉼터가 준비되어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숲속나들이길의 5개 구간에 흩어져있는 용추계곡, 성주수원지, 장복산 조각공원 등 창원의 절경을 찾아 심신을 정화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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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편백자연휴양림.

    남해편백자연휴양림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은 경상남도 남해군 삼동면 일대 227㏊의 부지에 조성된 대규모 국립 휴양지다. 이곳은 1960년대에 조림된 편백 및 삼나무 등 인공림이 54%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려해상국립공원 북단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편백림과 함께 바다의 빼어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숲 해설과 나뭇잎 향기 체험하기, 책갈피만들기, 목공예 체험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체험활동도 즐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39개의 객실과 20개의 야영장이 마련돼 있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일 방문객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이 가능하며, 매주 화요일은 휴무다. 숙박시설 이용을 원하는 방문객은 홈페이지(http://www.huyang.go.kr)를 통해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글= 이한얼 기자 leehe@knnews.co.kr

    사진= 김승권 기자 s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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