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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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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혈세만 날린 ‘알뜰주유소’ 이대론 안 된다

  • 기사입력 : 2017-10-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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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기름값 인하를 유도해 서민생활 안정을 기한다며 도입한 알뜰주유소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국민혈세 156억원가량이 투입된 알뜰주유소의 판매가격이 일반주유소와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18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한국석유공사 자료에 따르면 알뜰주유소 판매가격은 ℓ당 휘발유가 1453원, 경유는 1244원이라고 한다. 전국주유소 판매가격 휘발유 1481원, 경유 1272원과 비교하면 가격 차이가 30원 미만이다. 저유가 고착화 상황이 겹치면서 알뜰주유소 정책이 실패한 것으로 진단된다. 가격경쟁력이 사실상 실종되면서 일반주유소 전환 또는 아예 폐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구입단가를 낮춰 주고 세금까지 깎는 등 특혜를 줬지만 실패로 끝난 저유가 정책이다.

    새로 문을 연 곳보다 문 닫은 곳이 많아지면서 알뜰주유소 개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알뜰주유소 운영이 실제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등 제도 취지에 걸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런 사정을 잘 모른 소비자들은 일반 주유소보다 싸다는 이유로 알뜰주유소를 찾은 것이 사실이다. 도내 알뜰주유소의 경우 일반주유소와 판매가격 차이는 20원도 채 되지 않을 정도다. 심지어 평균가보다 비싼 알뜰주유소가 휘발유는 17곳, 경유는 21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주유소와 판매가격 차이가 나지 않게 되자 경영난으로 폐업하는 알뜰주유소가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경남 2곳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6곳이 폐업했다. 알뜰주유소 실패를 인정하고 정책개선이 시급한 대목이다.

    정부가 기름값을 대폭 낮추겠다며 시작한 알뜰주유소는 예고된 실패라는 지적이다. 당초 정부 지원을 받은 알뜰주유소는 ‘착한 가격’을 내세웠다, 하지만 과열경쟁으로 인해 정량 미달, 가짜석유 판매 등 적잖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도입 취지와는 달리 기름값이 싸지도 않은 데다 오히려 부작용만 양산한 셈이다. 정유업계도 정부의 알뜰주유소 정책이 석유유통시장을 왜곡시킨다며 반발해 왔다. 시장가격을 무시한 정부의 섣부른 간섭을 이제라도 바로잡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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