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9일 (금)
전체메뉴

[촉석루] 쌀! 그 이상의 가치- 이성환(농협중앙회 경남본부 경제부본부장)

  • 기사입력 : 2017-10-19 07:00:00
  •   
  • 메인이미지


    황금물결 넘실대는 아름다운 들녘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풍요로움을 느낀다. 쌀이 우리에게 선사해 준 풍요의 가치를 보자. 이른 봄에 모내기를 하고 모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작물보호제와 비료를 뿌리고 한여름 땡볕에 물대기를 하며 지낸 날들의 결실이다.

    쌀이 생산되기까지 쌀만의 문제가 아닌 농촌의 아름다운 풍경을 제공해 주었고, 농업공동체 활동과 도농 교류, 세시풍속놀이 등 도시민에게 다양한 농촌의 어메니티(amenity)를 제공해 주었다.

    이러한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준 농민에게 감사와 찬사를 보낸다. 먼저 쌀을 통한 식구라는 공동체를 만들어 보자. 쌀은 밥상이라는 소통의 장소를 제공하는 중요한 매개체다. 요즘은 얼마나 바쁘게 사는지 자녀와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 가는 것 같다. 최소한 이틀에 한 번이라도 가족과 함께 둘러앉아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 보자. 그곳에는 쌀을 생산하는 농부에 대한 고마움과 건강을 위해 식습관을 가르치는 교육의 장, 그래서 식구·가족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밥상을 통해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또한 쌀은 국가안보와 직결된다.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24% 수준이며 OECD국가 중 최하위의 취약함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쌀 자급률은 100% 안정성을 보이고 있어 큰 다행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쌀을 제외한 여타 곡물은 많은 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쌀을 등한시해서 쌀마저 자급이 무너지면 우리의 식량 주권은 지킬 수 없게 된다.

    이제 본격적인 벼 수확이 시작되었다. 20년 전과 같은 쌀값으로 농민들은 시름에 빠져 있다. 최근 10월 10일자 20㎏ 기준 전국 평균 쌀값은 3만7700원으로 소폭 오름세를 타고 있지만 여전히 밥 한 공기 쌀값이 190원도 안 되는 가격이다. 우리 모두가 쌀의 소중한 가치를 제대로 알아줬으면 좋겠다.

    황금물결 들녘을 거닐 때 문득 생각나는 어느 가수의 ‘쌀 한 톨의 무게’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쌀 한 톨의 무게는 평화의 무게·농부의 무게·세월의 무게·우주의 무게”라고 했다. 우주의 무게만큼이나 무거운 농심이 조금이나마 가벼워지기를 바란다.

    이성환 (농협중앙회 경남본부 경제부본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