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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힘든 명절을 보냈을 청년에게 힘을 - 공역식 (한국산업인력공단 경남지사장)

  • 기사입력 : 2017-10-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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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추석연휴는 ‘역대급 연휴’라 한다. 임시공휴일 지정, 개천절, 한글날까지 연휴가 무려 10일간 이어졌다. 추석은 농산물을 수확하면서 맞이하는 풍성한 명절이라 긴 연휴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과 담소를 나누며 피로를 풀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됐다. 또한 유례 없는 연휴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출국자 수가 190만명에 달했다. 반면에 역대급 연휴는 남의 얘기인 양 미래를 위해 노량진 학원가에서 공부를 하느라 고향에 가지 못하거나 고향에 가더라도 가시방석에 앉은 듯이 느끼는 청년 또한 많은 것이 현실이다.

    명절이면 청년들이 꼭 들어야 하는 공식 질문이 있다. “공부는 잘하지?, 대학은 어딜 갔느냐?, 취업은 해야지?, 결혼 해야지?”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질문에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는 청년이 몇이나 있을까? 얼마 전 발표된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업자는 100만1000명이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49만1000명(49.1%)이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을 졸업했으면서도 절반이 취업이 어려운 상황인 것.

    그런데 명절이면 고개를 숙여야 했던 청년들에게 힘이 되는 소식이 있다. 그것은 바로 능력중심채용이며 그중에서도 블라인드 채용의 확산으로 인한 능력중심사회로의 변화다. 토익점수를 예로 쉽게 설명하자면, 슈퍼마켓 계산원을 뽑을 때의 토익은 스펙이지만 무역회사의 영업사원을 뽑을 때는 토익은 능력이 되듯이 직무에 필요한 부분만 고려해 채용하는 시스템이 능력중심채용이며 해당 직무에 필요한 부분 외의 정보를 제한하는 것이 블라인드 채용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편견 없는 채용’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블라인드 채용, 즉 능력중심채용이 취업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최근 전국 332개 모든 공공기관에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전면 도입하고, 149개 지방공기업도 이에 동참한다고 밝히면서 그 관심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좋은 대학을 나왔다고 일을 잘하는 것이 아니며, 토익 점수가 높다고 해서 회화를 잘하는 것이 아니듯 사람을 뽑을 때는 스펙과 학벌보다는 해당 직무에 가장 어울리는 사람이 채용돼야 한다. 그렇기에 블라인드 채용은 해당 업무에 최적화된 인재를 뽑는 방식으로서 사람 자체에 집중하는 바람직한 채용문화이며, 제대로 정착될 경우에는 ‘학벌보다는 실력’이 우선되는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공단은 능력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NCS를 기반으로 직무에 걸맞은 인재가 제대로 채용될 수 있는 능력중심채용 시스템을 만들었으며, 산업현장에서 땀흘리는 근로자가 올바른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우수숙련기술인, 명장, 기능한국인을 발굴하고, 기능경기대회를 개최해 미래의 기능 인재를 양성함은 물론 나아가 국제기능올림픽에서 기술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오는 10월 제44회 UAE 아부다비 국제기능올림픽에 국가대표 46명이 20번째 종합우승, 대회 6연패에 도전하며, 연휴에도 뜨거운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 국제기능올림픽 등 능력이 대우받는 사회 문화가 정착이 된다면 청년들에게 던질 질문은 학벌, 스펙에 관한 것이 아니라 본질적이고 진취적인 청년의 능력에 관한 것이 될 것이다. 역대급 연휴인 이번 추석 연휴 끝자락에, 청년들에게 명절이 더 이상 두려운 시간이 되지 않도록 능력중심사회가 빠르게 정착하길 기대해 본다.

    공역식 (한국산업인력공단 경남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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