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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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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180) 제20화 상류사회 30

“자식이 하나도 없어”

  • 기사입력 : 2017-09-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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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영숙은 이옥년과 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진영숙은 40대 초반이었고 눈매가 날카로웠다. 이옥년과 나이가 비슷해 보였다.

    “윤사월이 부자라는 소문은 들었는데 생일이 너무 초라한 거 같아요.”

    점심식사가 끝나자 서경숙이 박인숙에게 말했다. 그녀는 정원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왜?”

    서경숙도 담배를 피웠다. 정원에는 등나무의자가 능소화 넝쿨 밑에 있었다. 서경숙은 등나무 의자에 앉아서 커피를 마셨다. 진영숙과 윤사월도 정원에서 무엇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옥년은 은행장 최석주와 이야기를 나누고 이민석은 국회의원 전우석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족도 없고 생일날 골프나 치고 있으니….”

    “그 양반 유일한 취미가 골프야. 가족은 없고….”

    “없어요?”

    “자식이 하나도 없어.”

    박인숙이 고개를 흔들었다. 서경숙은 사채업자로 유명한 윤사월이 자식이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리고 오늘 모임은 내가 원한 게 아니야.”

    “그럼?”

    “진영숙이 원했어.”

    “나는 진영숙씨를 잘 알지도 못하는데….”

    “뭔가 이유가 있겠지.”

    서경숙은 윤사월이나 진영숙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그들과 헤어져 서울로 돌아올 때 진영숙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언제 만날까요?”

    “저녁에 술이나 한잔할래요?”

    “네. 좋아요.”

    서경숙은 일단 갤러리로 돌아왔다. 갤러리에서 시간을 보내고 약속 시간이 되자 진영숙이 기다리는 커피숍으로 갔다. 진영숙은 30분이나 늦어서야 도착했다.

    “미안해요. 아이 잠깐 보느라고 늦었어요.”

    진영숙이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괜찮습니다. 아이는?”

    “고등학생인데 말썽을 많이 부려요. 대학교는 들어가야 하는데….”

    “외국에 유학을 보내죠.”

    “저쪽에서 안 보내려고 해요. 양육권은 그들이 갖고 있어요.”

    진영숙이 한숨을 내쉬었다. 진영숙과 중양그룹 후계자의 자식들은 상속자인 전 남편이 키우고 있었다.

    “혹시 윤사월씨 알아요?”

    진영숙이 과일 주스 두 잔을 주문했다. 서경숙은 진영숙의 모습을 천천히 살폈다. 옷은 물론이고 가방과 구두가 모두 명품이었다.

    글:이수광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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