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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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문화기획]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탄생·의미

국내외 젊은 음악인 ‘꿈의 무대’
윤이상 선생 타계일 11월 3일 기점
2003년 첫 창설 후 매년 번갈아가며 첼로·피아노·바이올린 부문 개최

  • 기사입력 : 2017-09-19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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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바이올린 부문)’가 오는 10월 28일부터 11월 5일까지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다. 통영음악재단은 이미 지난 8월 23일 22개국 104명의 지원자들 중 예비심사를 거쳐 26명의 본선 진출자를 확정해 둔 상태다.이에 본지는 세계적인 국제음악콩쿠르로 성장한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의 탄생 배경과 의미, 성장, 그리고 콩쿠르를 통해 배출된 음악인들을 소개한다.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을 기리고 차세대 유망 연주자들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경남도, 통영시 등이 주최하고 통영국제음악재단이 주관하는 국제음악 콩쿠르로, 윤이상 선생의 타계일인 11월 3일을 기점으로 매년 첼로, 피아노, 바이올린 부문을 번갈아가며 개최하고 있다. 시상은 입상자(1·2·3위)를 비롯해 유망한 한국인 연주자에게 주어지는 ‘박성용영재특별상’과 윤이상의 곡을 가장 잘 이해하고 해석한 연주자에게 ‘윤이상 특별상’이 마련돼 있으며, 입상자는 향후 통영국제음악재단에서 기획하는 공연에서 연주할 기회도 함께 주어진다.

    2003년 창설한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산하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에 가입 승인을 획득(2006년), 문화체육관광부 국고지원평가(음악부문) 3회 연속 1위, 2014년 WFIMC 총회 유치 등 굵직한 성과를 거두며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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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열린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경남신문 DB/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가 걸어온 길

    2002년 시작된 통영국제음악제는 대부분의 축제 조직이 갖고 있는 과제인 ‘축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매년 봄에 개최하는 통영국제음악제 ‘단 한 번의 농사’로는 조직 자체를 이끌고 가기가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창원에서 열린 차이콥스키 콩쿠르 입상자 콘서트에 참석한 김혁규 경남도지사가 콩쿠르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며 통영국제음악재단에 콩쿠르 개최를 요청하면서 윤이상국제콩쿠르 개최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듬해인 2003년 가을, 제1회 윤이상국제콩쿠르 개최를 목표로 경남도의회 승인 등 콩쿠르 개최에 따른 절차를 밟아 가던 중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목을 잡혔다. 윤이상 선생의 부인인 이수자 여사가 ‘윤이상의 이름을 사용하지 말아 달라’는 의견을 재단 측에 전해 왔기 때문이다. 유족의 입장에서는 콩쿠르 경험이 전무한 국내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믿음이 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콩쿠르는 ‘경남국제음악콩쿠르’라는 문패를 내걸고 출범했다. 첫 부문은 윤이상 선생이 입문할 때 악기인 ‘첼로’로 정했다.

    이후 통영국제음악재단은 유족에게 신뢰를 심어주고 ‘윤이상’ 이름을 내건 제대로 된 콩쿠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 첫 성과가 바로 유네스코 산하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 가입이었다.

    콩쿠르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위대한 예술가와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음악인들이 만나는 ‘주선의 장’이 되기도 한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이 ‘경남국제음악콩쿠르’라는 이름에서 벗어나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를 갖고 싶어 했던 이유는 ‘경남’이라는 타이틀이 적절치 않아서가 아니라 ‘윤이상’이라는 이름을 내건 콩쿠르라야만 그 본연의 모습과 기능을 갖출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통영국제음악재단은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에서 제시한 기준을 넘어서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그 결과로 2006년 국내 최초이자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 국가로 연맹 가입의 성과를 일궈냈다. 이후 유족과 관계기관의 동의를 얻어 2008년 5월 초 크림반도에 인접한 조지아의 트빌리시에서 개최된 WFIMC 총회에서 회원 만장일치로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로 명칭을 변경했다.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해를 거듭할수록 세계 각국의 젊은 인재들이 대한민국 통영을 찾는 등 세계의 음악콩쿠르로 성장했다. 하지만 2014년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태로 문화정책이 파행을 겪으면서 국비가 전액 삭감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리고 올해는 경남도에서 지원하는 지원금마저 전액 삭감되면서 콩쿠르 자체가 불투명해지는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17 문예진흥기금 정시공모 사업 결과 지역 대표 공연예술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윤이상국제콩쿠르에 1억6000만원을 지원키로 결정하면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그리고 국비와 도비가 다시 추경예산에 포함되면서 ‘2017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총 5억원 (국비 1억6000만원·도비 2억·시비 1억4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하면서 콩쿠르를 진행하게 됐다.

    ◆윤이상국제콩쿠르가 갖는 의미

    사실 모든 콩쿠르는 시공을 초월해 위대한 예술가와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음악인들이 만날 수 있는 만남의 장이기도 하다. 또한 공정한 경쟁을 통해 클래식 본연의 자세에 입각한 유망주들의 성장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흥미진진한 순간의 연속선상이라고 할 수 있다.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 참가하는 지원자들은 경연과정에서 반드시 윤이상의 곡을 연주한다. 입상자는 물론이고 본선에 오른 25명의 음악인들은 각국을 대표하는 연주자다. 이들은 10년, 20년 후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연주자이자 훌륭한 교육자로 성장한다. 이들은 콩쿠르 참가를 위해 준비했던 윤이상의 곡을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이며, 자신의 연주 프로그램 또는 제자들에게 가르칠 대표적인 현대곡으로 윤이상의 곡을 소개할 것이다. 이것이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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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우승자 서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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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우승자 엘라 판 파우커(네덜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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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우승자 루크 쉬(미국).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를 통해 새롭게 태어난 음악인들

    첼로·바이올린·피아노를 매년 번갈아가며 개최한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가 어느덧 15회를 맞으면서 윤홍천(피아노·2008), 김다솔(피아노·2005), 조진주(바이올린·2011) 등 한국인 입상자를 비롯해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나렉 하크나자리안(첼로·2006), 리즈 콩쿠르에서 우승한 소피아 굴리악 (피아노·2008), 유치엔 쳉(바이올린·2011)과 같은 외국인 수상자들을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지난 14년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가 배출한 수상자의 면면과 뒷이야기 또한 흥미진진하다. 2007년 바이올린 부문으로 열린 콩쿠르에서 가장 강력한 후보로 바이올리니스트 안드레이 바라노프(러시아)가 손꼽혔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컨디션 조절 실패로 5위에 그치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5년 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당당히 우승을 거머쥐었다.

    당시 3위에 입상했던 바이올리니스트는 이후 ARD 콩쿠르 실내악 부문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는데 그가 바로 ‘대한민국 실내악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노부스 콰르텟’의 김재영이다. 그리고 2007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하익 카자지안은 현재 모스크바 음악원 교수로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협연무대를 갖고 있으며, 한때 서울시립교향악단 객원 악장을 맡기도 했다. 하익 카자지안은 2015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차지한 ‘유치엔 쳉’에게 밀려 3위에 그쳤다. 바이올리니스트 유치엔 쳉(대만)은 2011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다.

    이처럼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아시아와 유럽의 많은 음악인들의 꿈의 무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당시 서울이 아닌 남해안의 자그마한 도시 통영에서 클래식 음악 콩쿠르의 성공 가능성을 짐작할 수 없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세계의 젊은 유망주들이 통영을 찾고 있다. 이제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가 세계 빅3 콩쿠르로 불리는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 폴란드 ‘쇼팽 콩쿠르’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적인 콩쿠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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