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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5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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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174) 제20화 상류사회 24

“오래 기다렸어요?”

  • 기사입력 : 2017-09-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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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간지를 읽는 시대가 아니었다. 그러나 많은 화가들을 배출하고 있는 것이 우리미술이라는 계간지이기도 했다. 사주는 작은 병원의 원장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큰 부자는 아니었다.

    “이번에는 무슨 행사지?”

    “미술학교랍니다. 계간지 독자 100여명과 화가 20~30명이 참가하는 것 같습니다. 사생대회도 하구요.”


    “어디서?”

    “청태산 휴양림이라고 합니다.”

    “지원하기로 하지.”

    서경숙은 어릴 때 미술대회에 많이 나갔다. 각종 대회에서 푸짐한 상품을 받았던 일이 희미하게 떠올랐다. 서경숙은 전은희에게 이것저것 지시하고 갤러리를 나왔다. 이민석과 포천 일대를 구경한 뒤에 이준구를 만날 계획이었다. 이민석은 국방부에 복귀하기 전에 일주일 동안 휴가라고 했다. 이준구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같이 오라고 했다.

    “포천으로 가요.”

    최명수에게 지시하여 포천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포천역에서 이민석을 만나기로 한 것이다. 포천까지는 그렇게 먼 길이 아니었다. 서경숙은 차에 앉아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했다. 포천의 맛집도 찾아보고 명소도 검색했다. 포천역에 도착한 것은 오후 2시가 못 되었을 때였다. 이민석은 역사 앞에 나와 있었다.

    “오래 기다렸어요?”

    이민석 앞에 차를 세우고 물었다.

    이민석은 산뜻한 캐주얼 차림이었다. 지난밤에 같이 춤을 춘 탓일까. 이민석과 헤어진 지 하루도 되지 않았는데 가슴으로 뜨거운 열기가 훑고 지나갔다.

    “아닙니다.”

    이민석이 서경숙 옆에 올라탔다. 향수를 뿌렸나. 기분 좋은 냄새가 코끝에 풍겼다. 눈을 살짝 감았다가 떴다.

    “시장하시죠? 포천에 이동갈비가 유명한데 가실래요?”

    이상한 일이다. 이민석에게 눈웃음이 처졌다. 하체에서 또 욕망이 맹렬하게 일어나 전신으로 퍼져 나갔다.

    ‘젠장….’

    서경숙은 속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예.”

    이민석이 짧게 대답했다. 군인이라 대답이 간단명료했다. 풍경을 보는 체하면서 살피자 강인한 인상이다. 문득 그를 안아보고 싶은 생각이 일어났다.

    ‘에그….’

    서경숙은 속으로 혀를 찼다. 자신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했다.

    서경숙은 이민석을 산정호수 옆의 식당으로 데리고 갔다. 갈비를 굽고 이동막걸리를 한 잔씩 마셨다.

    “모처럼 휴가이신 것 같은데 이렇게 보내서 어떻게 해요?”

    “왜요? 저는 너무 좋습니다.”

    이민석이 정색을 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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