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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5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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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연극 100년사 ‘잿더미’

지난 9일 마산연극관 화재… 전기요인 추정 불 22분만에 진화
1921년 신문기사 원본·포스터 등 소실

  • 기사입력 : 2017-09-1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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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하고 귀한 마산 연극 100년사 자료가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이곳이 우리 연극인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곳인데….”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사거리 창동빌딩 4층 마산연극관에 지난 9일 낮 12시 40분께 불이 났다. 불은 소방대에 의해 22분 만에 꺼졌다. 건물 내부와 집기류 등이 불에 타 800만원 상당 (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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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방관과 경찰이 11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마산연극관 화재 현장에서 감식 작업을 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화재 이틀 뒤인 11일 오전 마산연극관에서 만난 이상용 극단 ‘마산’ 대표는 깊은 한숨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날 감식 중인 경찰관의 질문에 이따금씩 짧은 대답만 할 뿐 새까맣게 변한 50여평(175㎥) 규모의 실내 곳곳을 둘러보고 말을 잇지 못한 채 고개를 떨궜다. 그의 등 뒤로 불에 타다 만 1988년 전국지방연극제 팸플릿과 1996년 마산국제연극제 포스터 몇 장만 새까맣게 탄 책꽂이에 놓여 있었다.



    마산연극관은 경남 연극의 전통을 간직한 곳이자 마산 연극인들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연극관에는 한국 연극계에 큰 영향을 끼친 미국 극작가 유진 오닐과 관련된 전문서적 100여 권을 비롯해 아서 밀러, 테네시 윌리엄스 등과 관련된 서적 100여 권 등 각종 연극전문 서적 1000여 권이 있었다. 또 일본의 연극잡지 ‘연극회의’를 비롯 ‘가부키(歌舞伎)’와 ‘노(能)’, ‘분락구(文樂)’ 관련 각종 전문서적, 중국, 싱가포르, 태국, 몽골, 영국, 노르웨이, 스웨덴, 독일 등 세계 각국의 연극자료 수백 점, 그 밖에 각종 연극 포스터 700여 점, 팸플릿 2000여 점, 각종 연극 관련 사진 수천 점과 각종 기념품 등 민간 연극관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방대한 자료도 있었다.

    귀중한 사료들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지난 2012년 6월 이상용 대표가 사비 5000여만원을 출연해 보존해오고 있었다. 그런데 이날 낮 불로 1921년 기록상 최초 공연인 ‘수좌(壽座)’ 소극장 시절 ‘소인문예극’부터 이어져 온 마산연극사 96년의 귀한 역사 자료가 연기 속으로 사라졌다.

    이 대표는 “1921년 신문기사 원본을 포함해 사진 자료, 팸플릿, 전문서적 등 보관하고 있던 자료 가운데 대략 7000점이 불에 탔다”며 “원본이 다 소실돼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화재가 난 실내를 철거하는데 1000만원 안팎, 다시 복구하는데 수천만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돼 경제적인 어려움도 예상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고 당일 연극관 문이 잠겨져 있었던 점 등을 토대로 누군가 침입해 불을 지른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내부 콘센트와 사무기기 등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는 등 전기적 요인에 무게를 두고 국립과학수학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하는 등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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