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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주경야독으로 기술자격증 78개 취득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 김영진 씨

“기술은 기회이자 경쟁력이며 미래입니다”

  • 기사입력 : 2017-09-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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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공인기술자격증 78개를 보유한 ‘기술왕’이 기술인 양성에 열정을 쏟고 있다.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 교사 김영진(55·과장)씨가 그 주인공이다.

    동료들은 국내 최다 공인기술자격증 보유자인 그를 ‘기술왕’이라고 부른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전기기능사를 시작으로 전기기능장, 전자기기기능장, 기술지도사, 소방특급감리 등 지금까지 78개의 공인기술자격증을 취득했다.

    “내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더 나은 미래를 보장받기 위해, 잘 가르치기 위해 자격증을 하나씩 취득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주경야독’으로 전기분야 최고의 경지에 오른 김씨는 “기술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의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에서 그가 지금까지 배출한 기술연수생만 3000여명에 달한다.

    재직사원 직무향상교육, 공업계고교 교사, 산업체 연수교육, 중·고교생 진로직업교육 등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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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진씨와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 기술연수생들이 수업 중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경야독’으로 자격증 취득

    그의 ‘자격증 사냥’은 고등학교 3학년 때인 1981년부터 시작됐다. 낮에는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었고, 야간에는 학교에서 전기기술을 배웠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절박한 도전’이었다.?

    김씨는 대구 영남공업고등학교 전기과 야간반에서 전기기능사 자격증 2개를 취득했다.

    1982년 학교 졸업과 동시에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그는 “기술자격증 덕분에 취업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입사 후에는 산업체 특례요원으로 선발돼 병역면제 혜택도 받았다. 그 역시 자격증 덕분이었다.
    “유능한 기술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더 많은 자격증을 취득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자격증 취득을 위해 그는 매일 퇴근 후 3시간씩 공부했다. 잠이 쏟아질 때는 세숫대야에 찬물을 떠놓고 발을 담그며 졸음을 이겨냈다. ‘집념, 도전, 노력’이란 문구를 책마다 적어놓고 의지가 약해질 때마다 자기 암시와 최면을 걸었다.

    전기공사기사 자격증은 2차 시험에서 무려 여섯 번을 떨어진 후 일곱 번 만에 합격한 인내와 끈기의 자격증이고, 전자기기 기능장은 4전5기로 합격한 노력과 집념의 산물이었다.

    김씨가 취득한 자격증 대부분은 전기전자, 통신, 소방, 기계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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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1년 받은 동탑산업훈장.

    ◆‘집념, 도전, 노력’의 결실

    2002년에는 불혹의 나이로 ‘학사모’를 쓰기도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년 만이었다.

    학점은행 제도를 이용해 야간대학에서 취득한 학점과 평생교육원에서 취득한 학점, 자격증 취득 가점으로 얻은 학점 등을 더해 ‘전기공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씨는 1999년 12월 19일을 평생 잊지 못할 날로 기억하고 있다. 제26회 기능장 자격시험에서 수석 합격해 여러 신문과 방송에 ‘화제의 인물’로 보도된 날이다.

    기능장은 기능인이 오를 수 있는 ‘최고봉’으로 꼽혀 기능인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명예이고 타이틀이다.

    이후 2000년 1월에는 ‘대한민국신지식인’과 현대그룹의 ‘우수 현대맨’으로 선정된 데 이어 2001년부터는 사내 기술교육원 훈련교사로 발탁돼 기술연수생 양성교육과 재직근로자 직무향상교육을 전담하고 있다.

    2004년 12월 교육인적자원부 주관 ‘능력중심사회 구현 현장체험수기’ 공모전에 최우수작으로 당선돼 장관상을 받았다.

    2007년 12월에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한 자격취득자 성공사례 전국공모전에서 ‘자격증은 나의 경쟁력’이란 작품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듬해에는 고용노동부 주관 직업능력정책분야 아이디어 논문공모전에서는 우수논문으로 채택돼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그는 교육매체 개발에도 관심을 가져 20여 건의 교육매체를 개발했고, 6건이 교육매체경진대회에서 입상했다.

    2011년에는 직업능력개발 교육을 비롯해 청소년 선도 및 재소자 보호관찰활동 등의 사회봉사활동을 펼친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2013년에는 명문대 출신 석·박사를 제치고 국가가 인정하는 ‘스타훈련교사’가 됐다.

    고용노동부가 직업훈련 교육실적, 훈련 프로그램 개발, 교재 집필, 교육매체 개발, 자기 계발, 사회공헌 등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둔 그의 공로를 인정했다.

    2014년에는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와 울산시교육청 ‘청소년 진로직업 멘토위원’에 위촉돼 중소기업 기술지도와 함께 20여 개 학교의 일일교사 및 명예교사로 나서 진로선택 특강을 하는 등 재능기부 및 멘토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씨는 또 울산시 시민강사에 위촉돼 공무원을 상대로 ‘능력중심시대와 나의 경쟁력’이란 주제로 특강하면서 기술경쟁력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그는 자격증 취득 과정에서 익힌 지식을 활용해 지금까지 고등학교 교재 2권, 수기집 저서 6권, 훈련교재 30여 권을 집필했고 50여 건의 훈련프로그램 개발과 훈련교육매체 관련 특허 1건과 실용신안 3건도 출원했다. 또 지금까지 2200여 시간에 달하는 재능기부와 봉사활동을 펼쳤다.

    그는 올해에도 소방특급감리자격과 신재생에너지훈련교사 자격을 취득하는 등 도전과 열정을 이어가고 있다.

    ◆‘기술이 경쟁력이다’

    “기술과 자격증은 정년이 없습니다. 미래의 든든한 보험 역할을 할 것입니다.”

    김씨는 “최근 고학력 청년 실업자가 많아 안타깝다”며 “자신의 적성에 맞는 기술을 배우고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취업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하나뿐인 김씨의 아들도 기술 습득과 자격증 취득이 ‘취업의 지름길’이라고 판단해 대학교를 다니다 그만두고 5개월간 직업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기술자격증을 취득해 대기업 생산기술직 공채에 합격한 후 주경야독으로 대학을 졸업했다.

    지금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전기기술자로 성장하고 있다.

    김씨에게 효율적인 자격증 취득 방법을 물었다. 그는 “매일 3시간씩 공부하라. 쉬운 것 위주로 공부하라.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라. 그러면 성공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더 많은 실무형 교재와 기술표준서를 집필하고, 내가 가진 기술이 필요한 곳에 달려가 재능을 기부하고 노하우를 전수하며, ‘기술인이 최고’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도 후배 기술인 양성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글·사진= 지광하 기자 jik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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