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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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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171) 제20화 상류사회 21

“내가 치매라도 걸린지 아냐?”

  • 기사입력 : 2017-09-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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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석의 눈빛이 쏘는 듯이 강렬했다. 서경숙은 공연히 가슴이 찌르르 울렸다.

    “아니에요. 정치는 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어요.”

    “그런데 왜 대통령선거에….”

    “어떻게 하다가 보니까 비선 캠프에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일도 하게 됐고요.”

    “그거 아세요? 이쪽 저쪽에서 서로 영입하려고 한다는 거….”

    이민석이 술을 한 잔 마시고 미소를 지었다. 그의 눈이 서경숙의 몸을 은밀하게 더듬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남자들의 눈은 여자들의 몸을 더듬는다.

    “저를요?”

    서경숙은 술을 마시고 고기를 씹었다. 정치인들이 그녀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예. 인기가 좋더라고요.”

    이민석이 그녀의 잔에 술을 따랐다. 서경숙은 정치인들과 만남을 사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때 스마트폰의 벨이 울렸다. 액정을 보자 동창인 이준구였다.

    “나 이준구다. 기억하냐?”

    스마트폰에서 이준구의 굵은 목소리가 들렸다.

    “그럼. 내가 치매라도 걸린지 아냐?”

    서경숙이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이준구도 기분 좋게 웃고 있었다. 전화기 저쪽에서 여자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동료들과 소주 한잔하다가 네 생각이 나서 전화 걸었다. 포천에 한번 놀러 와라.”

    “포천?”

    “내가 근무하는 곳이 포천 아니냐? 마침 우리 사단장도 휴가 떠났는데 놀러 와. 포천에 유명한 장어집이 있어.”

    “언제?”

    “내일 오면 좋지. 오후에 와라.”

    “알았어. 내일 보자. 내가 출발할 때 전화할게. 미숙이랑은 계속 만나?”

    “응. 미숙이도 좋은 애잖아.”

    “어느 정도냐?”

    “뭐가?”

    “너희들 관계….”

    “애인.”

    이준구가 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서경숙이 전화를 끊자 이민석이 의아한 표정이었다.

    “고등학교 동창이에요.”

    “포천에 있습니까?”

    “네. 사단 참모로 있나 봐요. 나중에 좀 도와줘요.”

    서경숙은 이준구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이민석은 이준구를 직접 만나지는 않았으나 사관학교 선배일 것이라고 했다.

    “어때요? 좀 도와주실래요?”

    서경숙이 이민석을 빤히 쳐다보았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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