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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 2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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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영국 런던

친절한 사람들, 영화 같은 풍경, 잊지못할 추억

  • 기사입력 : 2017-09-0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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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22살까지 여권이 없었다. 해외여행은 내가 나중에 직장을 가져야만 갈 수 있을 줄 알았다. 의무교육 땐 시키는 대로 학교를 다녀야 했기에 대학교는 좀 더 자유로울 줄 알았다. 하지만 취업이라는 것이 남아있는 한 대한민국에서 나는 자유롭지 못했다.

    내가 기대했던 대학생활과 좀 다른 스무 살을 넘기고 나는 일상에 권태기가 왔다. 그때 여행 강연을 우연히 듣게 됐는데, 내가 생각한 즐거운 삶을 발견하게 됐다. 나는 꼭 혼자 여행을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휴학을 결심하고 1년 동안 일해서 돈을 모았다.

    그러나 다시 학교를 들어가게 되면서 내 계획은 다 틀어졌고 그 대안으로 여름방학에 여행을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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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버킹엄궁전에서 근위병들이 교대식을 진행하고 있다.



    원래는 오픈티켓으로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학교를 다니고 있어 불가능했다. 최대한 긴 기간 동안 여행을 가기 위해 방학을 다 쓰기로 결심했다. 시험공부를 하다가 스트레스를 받아 노트북을 켜고 비행기 표를 알아봤다. 하지만 생각해두거나 여행에 대해 알아본 게 아무것도 없었다. 다음에 갈까 고민했지만 이렇게 자꾸 미루다 보면 결국 못 갈 것 같았다.

    그래서 당장 티켓을 사야겠다고 결심했다. 일단 비행기 표는 사야 하니까 인 아웃만 정하자라고 생각하고 런던 인 바르셀로나 아웃행 티켓을 샀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쓴 글 중 런던이 너무 좋아서 런던 인으로 들어갔다가 1개월 동안 살았다는 내용이 생각나서 그렇게 했다. 불과 2시간 동안 진행된 즉흥적인 행동이었다.

    사실 내 영어실력이 현지 유치원생 정도도 안되기 때문에 걱정도 됐다. 주변 사람들이나 인터넷을 보면 입국심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곳이 영국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지르고 나니 후회보다는 기대가 됐다. 지겨운 학교생활도 방학 때 떠날 여행생각으로 버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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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 신전 같았던 대영박물관.



    ●런던에 도착= 긴 비행을 마치고 런던에 도착했을 때는 실감이 안 났다. 창밖으로 보이는 타워브리지와 빅벤, 런던아이는 꿈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었다.

    한국보다 조금 쌀쌀한 날씨는 런던이 깨끗한 이미지라고 인식되게 만들었다. 영국 입국심사는 꼭 런던 아웃 티켓을 확인한다고 했는데, 그냥 다음에는 어느 나라로 갈 건지만 물어봤고 숙소도 예약 안하고 갔는데 확인하지도 않았다. 입국심사는 복불복인 것 같았다.

    처음 듣는 영국식 영어는 영어가 아닌 것 같았다. 애초에 영국 영어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내가 아는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조금씩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영국발음이 깔끔하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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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스퍼드 스트릿의 영국 국기.



    ●런던에서 대중교통 이용하기= 공항을 빠져 시티로 가야 하는데 지하철이 어딨는지 찾을 수 없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지하에 있다’는 당연한 대답을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서 오이스터카드 (런던 대중교통카드)를 사려는데 존의 개념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나는 그냥 1~6존 일주일권을 끊었다. 대부분 1~2존에서 관광지를 볼 수 있으므로 1~2존짜리를 산다고 한다. 하지만 공항은 6존이니 공항에서는 편도권으로 사고 나중에 1~2존 오이스터카드를 사는 게 좋다. 혹은 그냥 충전식으로 사서 쓰면 된다. 나는 공항에서 빠져나가는데 일주일짜리를 사려고 하니까 직원이 1~6존짜리 일주일권으로 눌러줬다.

    인터넷도 안 되고 지하철 노선도는 너무 어려워서 나는 멘붕에 빠졌다. 그러다가 승강장 앞에 있는 직원에게 위치를 보여주면서 여기를 어떻게 가냐고 물어봤더니 영어로 설명을 해줬는데 정말 하나도 못 알아 들었다. 내 표정을 보더니 결국 친절하게 종이 노선도를 주면서 표시까지 해줬다. 그래도 불안했는지 자기 친구가 지하철 운전하니까 그 친구가 내릴 때 알려줄 거라고 그랬다. 처음에 나는 또 내가 잘못 들은 줄 알았는데, 진짜 환승할 역에 도착하자 운전석에서 그 친구가 내려서 나한테 내리라고 해주고 또 환승하는 곳까지 알려줬다.

    런던에서 나는 카우치서핑(여행자들이 숙박 혹은 가이드를 받을 수 있는 비영리 커뮤니티)을 하기 위해 호스트에게 연락을 해야 하는데 유심이 없어 연락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기차에서 혹시 문자 하나만 보내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휴대폰을 빌려줬다. 영국을 ‘신사의 나라’하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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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올 땐 박물관투어= 만약 런던을 갔는데 비가 온다면, 그날은 박물관투어를 하면 된다. 영국박물관(대영박물관)은 생각보다 볼 것이 많고 커서 반나절은 봐야 한다. 사실 호스트에게 오늘 영국박물관 갈 거라고 하니까 너 거기 하루 만에 못 본다고 했는데, 나는 오기가 생겨서 진짜 열심히 걸어서 반나절 만에 클리어했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도 있으니 원하면 4.5파운드에 빌릴 수 있다. 그런 뒤 테이트모던(현대미술관)으로 가서 구경하고 4층 카페에서 비 내리는 런던의 풍경을 보면 정말 제대로 된 런던을 느낄 수 있다.

    런던을 떠나는 날 왠지 모르게 눈이 일찍 떠져 일찌감치 숙소를 나섰다. 하루 종일 버스를 타고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일정이어서 먹을 거라도 살 겸 일찍 나갔는데, 표를 바꾸려고 보니까 내가 시간을 무려 1시간이나 착각하고 있었다. 급하게 타는 곳을 찾아서 뛰어다녔다. 겨우겨우 도착했더니 다행히 버스가 출발하지 않았다. 직원한테 표를 보여줬는데 캡처화면이어서 탈 수 없다고 매표소에 가서 표로 바꿔오라고 했다. 버스가 떠날까봐 조마조마해서 못가고 있으니까 직원이 직접 나를 데리고 가서 표로 바꿔주고 문도 열어줬다. 버스를 타고 긴장이 풀리니 배가 고팠다. 아침도 안먹고 왔는데 나는 먹을 게 하나도 없었다. 출국 과정에서 여권검사를 하는데 그때 잠시 버스가 정차해 빵이랑 물을 사서 먹고 하루 종일 버스에서 잠만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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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세히 볼수록 더 예쁘고 정교한 빅벤.



    영국은 모든 사람들이 친절하고 젠틀했다. 특히 정장을 입은 사람들을 보면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만 같았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지 않고 쿨하게 지나가는 모습과 공원에 자유롭게 누워 있는 사람들을 보면 영국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깔끔하고 강렬한 느낌의 영국의 분위기와 향기는 내 기억 속에 깊게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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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현
    △1995년 김해 출생
    △동원과기대 유아교육과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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