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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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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151) 제20화 상류사회 ①

‘이게 왜 이래?’

  • 기사입력 : 2017-08-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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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숙은 집에 돌아오자 어머니와 오빠에게만 연락을 하고 푹 쉬었다. 시차와 비행기를 오랫동안 탔기 때문에 피로가 중첩되어 있었다. 거의 하루를 잔 뒤에 아이들에게 잘 도착했다고 연락을 하고 민정수석에게도 보고했다.

    서울은 장마와 폭염으로 어수선했다. 가뭄 때문에 한동안 애를 태웠으나 장마가 쓸고 지나가자 물이 풍부했다. 물 부족 국가라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벌써 서울에 도착했소? 마중을 나갈까 했는데….”

    임준생에게 전화를 걸자 그가 반갑게 받았다.

    “호호.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서경숙은 유쾌했다.

    “경숙씨 없으니까 허전했어. 많이 보고 싶었어.”

    임준생의 말이 묘하게 가슴을 울렸다.

    “그럼 저녁 때 봬요. 서울에 계세요?”

    “서울에 있어. 내일은 나도 일본에 가는데 잘 되었네. 무교동에서 낚지나 먹을까?”

    “네.”

    서경숙은 영풍문고 쪽에서 만나기로 했다. 오후 2시였기 때문에 만나려면 네 시간이나 있어야 했다. 서경숙은 샤워를 하고 최명수를 불러 미장원에 들렀다가 갤러리로 나갔다.

    “관장님, 잘 다녀오셨어요?”

    심은지가 중년부인에게 그림을 설명하다가 인사를 건넸다. 갤러리는 한적한 편이었다.

    “수고 많아요.”

    서경숙은 인사를 나누고 관장실로 들어갔다. 보름 만에 돌아온 갤러리였다. 여직원이 인사를 하고 차를 들여왔다. 서경숙은 차를 마시면서 컴퓨터를 부팅시켰다. 인터넷에 들어가자 불필요한 사이트들이 뜨고 있었다.

    ‘이게 왜 이래?’

    서경숙은 광고성 사이트들이 뜨자 짜증이 났다. 광고성 사이트들은 인터넷 쇼핑몰에서부터 보험회사까지 다양했다. 서경숙이 제어판에서 지워보려고 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 지워도 다시 뜨고 지워도 다시 떴다.

    ‘대기업들이 이런 짓을 하다니….’

    서경숙은 전에도 이런 경험이 있었다. 광고성 사이트 때문에 컴퓨터가 느려지고 일을 하는데 막대한 지장이 있었다. 대기업이나 큰 회사들은 방어를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개인은 시간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서경숙은 정원으로 나와 담배를 물었다. 미래과학부에서 이런 것들을 단속하지 않는 것이 신기했다.

    “관장님, 왜 그러세요?”

    심은지가 옆에 와서 물었다.

    “별일 아니야. 유해성 사이트가 자꾸 떠서 그놈의 회사들이 얄미워 죽겠네.”

    서경숙은 멋대로 뜨는 사이트들 때문에 짜증이 났다.

    “그런 경험은 누구나 있을 거예요. 전에 단속을 한다고 했는데 흐지부지된 것 같아요.”

    “제어판에 들어가서 삭제했는데 또 뜨네.”

    서경숙은 심은지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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