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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휴가- 권태영 편집부 기자

  • 기사입력 : 2017-08-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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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휴가는 7월 말에서 8월 초에 몰려있다. 이 기간에는 대다수 공장들이 생산라인을 멈추고, 학원 등도 휴무에 들어간다. 출퇴근길은 평소와 달리 한산하며, 대신 고속도로나 해수욕장 등 유명 피서지를 향하는 길은 차량정체가 빚어지기 일쑤다. 과거에는 여행업계나 숙박업계에서는 이 기간을 성수기라고 했으나, 지금은 최성수기라고 할 정도다.

    ▼휴가가 ‘7말 8초’에 몰리는 현상은 장마가 끝나고 찾아오는 무더위와도 상관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는 한낮뿐만 아니라 열대야는 사람들을 지치게 만든다. 식욕이 떨어져 입맛도 없을 시기다. 우리 조상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더위를 피했다. 정월대보름에 ‘내 더위 사라’며 지인들에게 한 해의 더위를 팔기도 했고, 여름철에 백숙 등 뜨거운 보양식을 먹으면서 이열치열로 여름을 나기도 했다.

    ▼휴가(休暇)는 또 다른 말로 프랑스어에서 유래된 바캉스라고도 불린다. 휴가의 사전적인 의미는 직장·학교·군대 따위의 단체에서 일정한 기간 동안 쉬는 일을 뜻한다. 열심히 일했던 만큼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 학창시절과 달리 방학이 따로 없는 직장인·자영업자에게는 ‘휴가’는 직장과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들을 챙기고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회사가 단체로 쉬는 직장이 아니라면 ‘7말 8초’가 아닌 시기에 휴가를 보내는 경우도 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여름 휴가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부터 5일까지 6박7일간 강원도 평창과 진해에서 휴가를 보냈다. 몇몇 야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문 대통령이 휴가를 취소하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이런 비판의 목소리는 아무런 준비 없이 휴가를 떠나거나 상황 대처를 제대로 못했을 때 하는 것이 맞다. 문 대통령의 휴가지였던 진해 군사기지는 군사 통수권을 지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휴가 때도 맘 편하게 못 쉬었을 대통령이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하다.

    권태영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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