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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149) 제19화 대통령선거 79

“중국어를 잘하시네요”

  • 기사입력 : 2017-08-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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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키산맥은 서경숙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지구 원시시대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로키산맥에서 서경숙은 과거를 가까이 느끼고 다가오는 미래의 신비를 엿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밤에 하늘을 보면 별이 영롱하게 반짝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로키산맥이 높아서인가. 아니면 매연이 없어서 하늘이 맑아서인가. 청량한 기운까지 느껴지는 숲의 향기가 온몸으로 스며들 때면 서경숙도 마치 별이 되는 기분이었다.

    로키산맥은 나무도 수백 년이 되었을 것 같고 산봉우리의 눈도 수백 년, 수천 년은 되었을 것 같았다. 산이 높고 골짜기가 깊으니 물도 맑았다. 호수는 에메랄드빛으로 푸르고 골짜기의 물은 하얗게 부서지며 흘러내리다가 호수가 되고 강이 되었다.

    곤돌라를 타고 설퍼산 전망대에 오르자 너무나 아름다웠다. 로키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로키가 캐나다 여행의 로망이라는 말을 이제야 알겠네.”

    지훈이 아득한 산을 보면서 감탄을 자아냈다.

    “높은 산봉우리는 만년설로 덮여 있어.”

    산봉우리는 눈이 하얗게 덮여 있었으나 아래는 이제 단풍이 시작되고 있었다.

    로키산맥의 진주라고 불리는 레이크루이스는 만년설이 녹아서 만들어진 아름다운 호수였다.

    해발 1700m에 있는 레이크루이스는 아름다운 호수와 눈 덮인 산봉우리, 호반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 아름다운 방갈로로 로키산맥을 대표하는 호수이기도 했다.

    서경숙은 아이들과 풍광을 즐기면서 이동했다.

    “이런 곳에 온천이 있으니 신기하네.”

    높은 산악지역에 바위에서 솟아오르는 온천이 있었다. 온천을 즐기면서 이틀을 보낸 뒤 다시 이동했다. 어떤 곳에서는 하루를 머물고 어떤 곳에서는 이틀을 머물렀다.

    모헤인호수 또한 절경이었다. 서경숙은 호숫가의 방갈로에서 여장을 풀었다.

    밤이 되자 방갈로에서 바비큐 파티를 열어주었다. 관광객들은 와인을 마시면서 고기를 먹고 처음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온 다양한 관광객들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행지에서는 낯선 사람들과도 친구가 된다.

    서경숙은 중국인 챙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30대 중반으로 절강성에서 부동산사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절강성이라면 전통적으로 중국의 부자들이 많은 곳이다.

    “중국어를 잘하시네요.”

    “흑룡강대학에서 연수를 했어요.”

    중국 영화도 많이 봤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과 부동산사업을 같이 하고 싶다고 했다. 서경숙은 챙에게 한국을 한 번 방문해 달라고 요구하고 명함을 주었다. 풍운개발과 사업을 같이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관광객들 중에는 한국인 대학생들도 셋이나 있었다. 그들은 캐나다의 로키산맥을 오기 위해 1년 동안이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했다. 소희와 지훈도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였다.

    “학생들이 진취적이어서 좋네.”

    서경숙은 한국인 대학생들이 마음에 들었다. 그들은 모두 남자들로 소희 또래밖에 되어 보이지 않았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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