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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생존수영- 양영석 문화체육부장

  • 기사입력 : 2017-08-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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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며칠 전 인천의 한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던 초등학생이 튜브나 구명조끼 등 아무런 안전 장비도 없이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갔다가 구사일생했다. 해변에서 800m가량 떨어진 해상으로 떠밀린 학생은 수영을 할 줄 몰랐지만 학교에서 배운 생존수영으로 18분간 물 위에 떠 있다가 해경 고속단정에 구조됐다.

    ▼ 생존수영이란 수상사고 발생 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기본적인 호흡방법과 수영법으로 구조될 때까지 생존하는 방법을 체득하는 프로그램이다. 물에 빠졌을 때 두려움을 극복하고 호흡과 체온을 유지하며 오랜 시간 버틸 수 있도록 연습하는 한편, 도구를 활용해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방법과 익수자 응급처치 방법까지 배우게 된다. 익수사고가 발생하면 익수자 대부분이 허우적거리다가 물을 많이 마셔 물속에 가라앉아 구조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지만 생존수영은 수영을 못해도 자체 부력으로 1~2시간 물에 떠서 구조인력이 도착할 때까지 버틸 수 있다.

    ▼ 생존 수영의 대표적인 영법인 ‘배면 뜨기’는 다리와 팔을 움직여 헤엄쳐 나가는 일반적인 수영법이 아니다. 양 다리와 팔을 뻗어 몸의 부력을 만들고 몸의 호흡으로 자연스럽게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다. 또 다른 생존수영인 ‘잎새뜨기’는 떠 있는 모양이 마치 나뭇잎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국내 한 전문가가 개발했다. 체력 소모가 적어서 물 위에서 오래 버틸 수 있는데 한두 시간 정도만 배워놓으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다고 한다.

    ▼ 영국은 생존수영을 공교육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그래서인지 익사율이 세계 최저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수상사고 시 생존 능력을 기르기 위해 2015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생존수영 교육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수용장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일선 학교에서는 시간을 몰아서 교육하거나 서류상 수영교육을 한 것처럼 꾸며 상급 교육청에 보고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왕 하는 것 제대로 해 수영 미숙으로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없길 바란다.

    양영석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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