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6일 (금)
전체메뉴

[진단] 두산중공업·KAI 주가폭락 배경

탈원전 정책·분식회계 검찰 수사에 타격
두산중공업, 최근 1년내 최저가 … 풍력·원전 해체 등 돌파구 진땀
KAI, 시가총액 1조3000억 증발 … 수사진행 따라 더 떨어질 우려도

  • 기사입력 : 2017-08-06 22:00:00
  •   

  • 경남지역 주력산업인 기계와 항공산업을 각각 대표하는 두산중공업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가가 폭락세다. 연중은 물론이고 52주 최저치를 갈아치우면서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핵심인 원전사업의 직접적인 타격우려로, KAI는 방산비리로 검찰수사에 이어 분식회계 의혹까지 겹친 데 따른 것이다. 경남의 대표적인 두 업체가 현재 어려움을 딛고 조기에 정상적인 궤도에 올라설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메인이미지
    창원 두산중공업 본사 모습. /경남신문DB/



    ◆두산중공업 탈원전 우려= 두산중공업이 정부의 탈(脫)원자력발전 정책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로 최근 1년 내 최저가로 떨어졌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중공업은 전날보다 1800원(8.76%) 내린 1만875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주식을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 주가가 2만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6월 27일(1만9950원) 이후 214일 만이다.

    두산중공업 주가는 문재인 대통령이 탈원전 정책을 선언하는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를 발표한 지난 6월 19일을 전후해 주가가 10% 정도 떨어진 2만500~2만1500원을 유지하다가 이날 다시 1만8000원대로 추락한 것이다. 현 정부의 강한 의지대로 두산중공업이 국내에서 원전사업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면 원전사업 부문 이익을 대체할 신사업이 없어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시장에서 보여준 것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원전 폐지 정책 여파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원전 사업 부문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원전에 들어가는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터빈, 발전기 등 원전 주기기와 핵연료 취급설비 등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쟁자가 없다. 화력발전에 들어가는 보일러와 터빈 등 주기기도 두산중공업에서 만든다.

    그런데 국내 탈원전·탈석탄 정책으로 두산중공업은 올해 매출 3000억원, 2018~2019년 매출 각각 7000억원씩의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증권가에선 진단하고 있다. 때문에 두산중공업은 풍력, 가스터빈, 원전 수출, 원전 해체 등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로 하고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메인이미지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주) 본사 앞에 이 회사가 생산한 T-50 고등훈련기가 서 있다. /KAI/


    ◆KAI 이틀새 주가 30%가까이 폭락= KAI는 검찰의 분식회계 수사 소식에 지난 2일과 3일 이틀간 주가가 30%가까이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이 1조3000억원 넘게 증발했다.

    2일 증시에선 검찰이 KAI의 수천억대 분식회계 정확을 포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해 전날(5만2600원)보다 16.57%(8700원) 내린 4만38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대량 매도에 따른 것으로 시가총액은 하루만에 8400억원 줄었다.

    3일 증시에서도 분식회계 수사 여파가 이어지면서 종가가 전일(4만3800원) 대비 12.1% 하락한 3만8500원을 기록했다. 검찰의 분식회계 수사 소식이 전해진 이후 이틀 동안 증발한 시가총액은 1조3646억원에 이른다. 또한 주가가 4만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5년 초 이후 처음이다.

    이번 주가 폭락은 기존에 알려진 수사대상인 원가부풀리기 의혹에 비해 분식회계 충격이 더 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달 14일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의 첫 압수수색 직후 이틀 동안 주가는 16.75% 하락했고 3거래일째 반등하며 5만2000원선을 회복했다.

    반면 분식회계 수사 소식이 알려진 2일 하루에만 주가가 16.57% 하락했고, 이튿날에도 12% 넘게 빠졌다. 3거래일째에는 3만7000원까지 내렸다가 전일보다 500원(1.30%) 오른 3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메인이미지



    분식회계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은 이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분식회계 규모와 관계없이 투자자들이 더 이상 KAI의 재무구조를 신뢰할 수 없게 되고, 투자자들로부터 회계부문에서 신뢰를 잃게된다면 주가가 어디까지 떨어질지 계산하는 게 불가능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런 점 때문에 삼성증권은 한국항공우주에 대해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주가를 직전 7만8000원에서 45%가량 낮춘 4만3000원으로 책정한 보고서를 냈다.

    이명용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명용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