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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창원 가로수길- 차상호 정치부 차장

  • 기사입력 : 2017-08-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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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 의창구 용지로 239번길. 이렇게 해서는 동네사람도 잘 모른다. 아직 도로명 주소에 익숙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이 길은 별명이 있다. ‘창원 가로수길’이다. 수많은 카페가 들어서서 이제는 명물이 된 곳이다.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에 특색 있는 카페와 음식점들이 들어서면서 특화된 거리가 됐다.

    ▼가로수가 멋지기도 하지만 이 이름은 원래 서울 가로수길에서 따온 듯하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압구정로12길과 도산대로13길. 100그루가 넘는 은행나무가 줄지어 있어 가로수길로 불렸고, 이 길을 따라 카페나 레스토랑 디자이너 숍들이 즐비해서 자연스럽게 붙여진 이름이다. 요즘에는 ‘샤로수길’이라는 것도 생겼다. 서울대 인근 거리인데, 서울대 정문 상징물이 한글 ‘샤’자와 같고, 가로수길이라는 이름을 덧붙여 만든 이름이다.

    ▼가로수길이 샤로수길과 창원 가로수길의 원조가 됐듯, 또 다른 길이 있다. 바로 경리단길.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는 도로인데, 육군중앙경리단이 있던 곳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경리단길은 술집과 카페, 음식점이 줄지어 있어 또한 명소다. 경리단길의 이름을 따서 마포구 망원동의 카페 거리를 ‘망리단길’이라고 부른단다.

    ▼‘알쓸신잡’이라는 TV 프로그램에 보니 ‘황리단길’도 이미 유명해지고 있단다. 경주 황남대총이 있는 황남동 일대 거리에 카페나 음식점들이 생기면서 역시 경리단길 이름을 차용해 황리단길로 불린단다. 이 프로그램에서 황리단길을 소개하면서 중요하게 다룬 이슈가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다. 구도심에 가게들이 생겨나면서 활기를 불어넣었지만 정작 비싼 임대료 때문에 원주민이나 소상공인이 쫓겨나는 현상이다. 창원 가로수길도 그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땅주인 집주인만 돈 벌고 다양하고 특색 있는 가게들이 사라지고 결국 프랜차이즈만 살아남는….

    차상호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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