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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144) 제19화 대통령선거 74

“그런 뜻이 있는 줄은 몰랐어”

  • 기사입력 : 2017-08-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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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희는 아침을 위해 부대찌개를 끓였다. 밑반찬도 제법 많이 해 놓았다.

    “맛있게 잘했네.”

    서경숙은 국물 맛을 보고 만족했다. 국물이 얼큰하면서도 달달했다.

    “다행이네. 엄마 마음에 안 들까봐 걱정했는데.”

    소희가 예쁘게 웃었다. 서경숙은 이제 소희가 결혼을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반찬은 소희보다 남자인 지훈이 더 잘 만든다고 했다. LA는 교포들이 많이 살아 슈퍼도 많다고 했다. 필요한 반찬이나 채소를 마음대로 살 수 있어 한국인들이 살기 좋은 도시였다. 늦게 일어난 지훈이까지 아침을 먹고 시내관광에 나섰다. 아이들이 라스베이거스에 가자고 했으나 서경숙은 신분 때문에 갈 수 없었다.

    “나는 공직에 있는 사람이야. 그런 곳에 출입하면 비난받아.”

    “그냥 구경하는 거야.”

    “꼭 그런 도시를 볼 필요는 없잖아?”

    서경숙은 카지노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는 가고 싶지 않았다. 도박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손가락질을 받을 가능성이 많았다. 아이들도 더 이상 권하지 않았다.

    LA박물관과 미술관을 구경하고 다운타운으로 갔다. 다운타운에는 수십 층의 빌딩들이 즐비했다. 영화나 미국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던 빌딩도 직접 볼 수 있었다.

    ‘오가는 사람들이 모두 자기네 말로 이야기를 하는구나.’

    서경숙은 다양한 언어를 들으면서 외국에 왔다는 사실이 실감되었다.

    다운타운에는 수많은 인종을 볼 수 있었다. 백인, 흑인, 황인종을 비롯해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분주하게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이 도시는 특별해. 백인, 흑인, 황인을 비롯해 수많은 나라 사람들이 와서 살고 있어.”

    지훈이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살피면서 말했다.

    “그래서 미국을 아메리카합중국이라고 하는 거야.”

    “합중국?”

    “합중국은 크다는 의미도 있지만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다는 뜻도 있어.”

    “그러네. 그런 뜻이 있는 줄은 몰랐어.”

    지훈이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웃었다.

    “엄마는 어떻게 하다가 6개 국어를 하게 되었어?”

    소희가 나란히 걸으면서 물었다.

    “처음에는 영어와 독일어를 공부했어. 독일어는 제2외국어로… 그러다가 일본어와 중국어도 하게 됐어.”

    “보통 6개 국어는 하지 않는대.”

    “그렇지. 그런데 자꾸 욕심이 생기더라고….”

    “그래서 화가가 되지 못했나?”

    소희의 말에 서경숙은 웃음이 나왔다. 외국어 공부에 열중하느라고 화가가 되는 일에 소홀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래서 삼일그룹 비서실에 취업한 거야? 6개 국어가 바탕이 되어서….”

    서경숙은 소희의 질문에 자신의 젊은 시절이 아련하게 떠올라 왔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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