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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143) 제19화 대통령선거 73

“학교생활은 괜찮아?”

  • 기사입력 : 2017-07-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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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숙은 창으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LA시가지를 내려다보았다. LA는 서울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시가지를 지나 바다가 있었다.

    ‘LA도 정말 큰 도시구나.’

    집이 힐사이드 언덕에 있었기 때문에 도시와 바다까지 내려다보였다. 아이들에게 미국의 명문이라는 하버드나 예일 같은 대학에 다닐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부를 아이들이 편안하게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딸 소희가 잠에서 깬 것은 새벽 6시가 되었을 때였다. 서경숙은 커피를 끓여서 소희와 나란히 창가에 앉아서 해안을 응시했다. 해안의 주택가와 바다 풍경이 보기에 좋았다.

    “나 때문에 일찍 일어난 거니?”

    “아니야. 요즘엔 일찍 일어나는 편이야.”

    “남자 친구는?”

    “지금은 없어.”

    도시에 어둠이 서서히 걷히고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학교생활은 괜찮아?”

    “괜찮아.”

    “의사가 될 거야? 의사가 될 거 같으면 한국에서 공부해도 좋을 텐데….”

    소희는 의과대학 1학년 학생이었다.

    “한국은 의대 시험이 너무 까다로워. 의사는 공부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봐.”

    “의사는 공부를 잘해야 하는 거 아니야?”

    “공부는 평범하면 돼. 오히려 임상경험이 더 중요하지.”

    소희는 한국의 교육 체계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고 있었다.

    “의사가 되면 어디에서 활동할 거야? 미국에서 살 거니?”

    “아직 결정하지 못했어. 엄마 얘기 좀 해봐.”

    “무슨 얘기?”

    “로비스트 그거 안 좋은 거 아니야?”

    “요즘은 안 해.”

    “갤러리 목적이 로비스트와 관련이 있는 거야?”

    “지금은 그런 일 안 해. 민정수석실에 적을 두고 있는데 로비스트 일을 할 수 있겠어? 엄마가 아침 해줄까?”

    “내가 할게.”

    “이제 다 컸네.”

    “여기서는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많이 해. 밥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 그럼 딸이 해주는 밥을 먹어야 하겠네.”

    서경숙은 딸을 보면서 흐뭇했다.

    “로키산맥이 볼 만한가?”

    “지훈이 말에 의하면 아주 좋대. 로키산맥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야. 2주 동안 함께 지낼 수도 있고….”

    소희가 머리를 서경숙의 어깨에 기대왔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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