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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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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주의보 발령땐 심장주의보도 발령

여름철 심혈관질환 예방법
여름철 체내수분 부족하면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
여름철엔 실신 증후군·기립성 저혈압 많이 발생

  • 기사입력 : 2017-07-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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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의 여름방학과 직장인의 여름휴가 소식을 매스컴에서 전하는 여름철이면 휴식이나 여행이라는 설렘과 기대감이 충만해지지만 폭염과 열대야 같은 고온환경 때문에 신체 이상 반응이 일어나면서 질환의 상태를 악화시키거나 온열 질환과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도 증가한다.

    ◆ 정상체온 유지와 혈압 관리, 수분 섭취 중요

    인체는 주위환경 변화에 따라 체온을 37도 내외로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대류, 전도, 복사, 증발 작용으로 주위환경과 지속적인 열 교환을 수행하며, 항온성, 항상성 유지를 위해 기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피부로의 순환혈액량 증가와 피부 혈관 확장을 통한 복사열 방출이 증가하고 발한(땀 배출; 1㏄의 땀은 0.58㎉의 열량 방출 효과가 있다)에 의한 증발열 방출을 통해 우리 몸의 체온을 조절한다.

    특히 고온환경에서 인체의 열 교환 작용이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야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실내공간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실내외 구분 없이 34℃ 이상의 기온에서 우리 몸의 모든 체열 방출은 발한에 의한 증발 작용에 의존하는데, 발한과 증발에는 수분이 필요하다. 따라서 체내 수분이 부족한 경우 온열 질환과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하므로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 건강관리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 고혈압 위험 낮고 저혈압 증상 발생률 높아

    여름철 고온환경은 인체의 체열발산 과정에서 혈관 이완으로 평소보다 3~5mmHg 정도의 혈압 감소가 발생해 고혈압 환자의 혈압 조절을 쉽게 하고, 혈압변동성을 감소시키는 등 혈압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여름철 고온환경이 고혈압 환자에게 이로운 점이 있지만, 정상혈압을 유지하던 상당수의 사람들에서 체온 조절을 위한 체열 방출 과정인 혈관 확장과 체액량 감소에 의한 혈압 강하 현상이 발생한다. 혈압 강하가 발생하면 기력 저하, 어지럼증, 실신 등의 저혈압과 연관된 증상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도한 혈압 저하로 발생하는 증상을 ‘여름철 실신 증후군’이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2016년 2만9249명의 저혈압 환자 중 7월과 8월에 저혈압 환자 발생이 가장 많았다. 고령자가 다수이지만, 30세 미만에서도 23.3%(10대 11.9%, 20대 11.4%)나 차지한다. 이는 30세 미만의 고혈압 발병률보다 3~4배 이상(20대 고혈압 유병률 3.7%) 높은 빈도이다.

    ◆ 저혈압, 건강한 사람도 관리 필요

    고온환경에서 혈관 이완에 의한 혈압 강하 현상 발생 시 가장 난해한 상황은 앉았다 일어날 때 생기는 기립성 저혈압이다. 앉았다 일어날 때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감소할 때 발생하는데, 진료실에서 한 자세로만 측정된 혈압에서는 확인할 수 없고 증상 발현 초기에는 기립성 저혈압 확진이 쉽지 않다. 고혈압약 복용 중 여름철 실신 증후군이 발생한 환자의 3분의 1에서 기립성 저혈압이 생기는데, 겨울보다 여름철에 40% 증가하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여성에서 빈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소 심혈관 기능이 정상인 사람도 혈관 확장, 땀 배출 증가, 체액량 감소라는 일시적인 이유로 여름철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외상이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여름철 혈압 강하 현상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습관 실천이 중요하다. 또한 평균기온과 비례관계로 발생하는 어지럼증이 여름철 관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제안되기도 한다.

    ◆ 심혈관질환, 고혈압, 당뇨, 고령자 주의 필요

    한편, 여름철은 심혈관질환의 사망률이 가장 낮은 계절이지만, 폭염은 심혈관질환 사망을 증가시킨다. 2003년 유럽에서 발생한 폭염 연구에서 총사망률이 23~30% 증가했는데, 심혈관질환 사망이 현저하게 증가했다. 발렌시아시 연구에서도 고온환경에서 사망률이 증가했는데, 70세 이상의 고령자, 심혈관 질환자와 호흡기 질환자의 사망률이 증가했다. 또한 고온환경에서 심장질환자의 입원이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다.

    대부분 사람은 별다른 이상 없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만, 고혈압, 심장질환자에서 폭염과 열대야와 같은 고온환경이 열사병, 탈수, 부정맥, 협심증 및 급사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고, 만성질환자와 고령자는 폭염과 고온환경이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폭염으로 지친 심혈관 건강을 위해 올바른 생활습관 실천이 심혈관 질환과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 된다.

    ◆여름철 심혈관 건강관리와 예방법

    △ 충분한 수분 섭취: 탈수는 심방세동, 뇌졸중의 원인이고, 심장병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의 하나다. 폭염과 고온환경은 과도한 체액 손실을 유발하므로 하루 8컵 (1컵 200㎖) 이상의 수분을 섭취한다. 탄산음료보다는 저칼로리 이온 음료나 수분이 많은 과일이 좋다. 한 번에 다량의 물을 섭취하면 위에 부담을 주므로, 적은 양을 규칙적으로 자주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가벼운 운동과 야외활동 제한 : 야외운동이 좋지만 폭염에 의한 심장의 부담을 경감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철 야외운동은 이른 아침이나 저녁 석양 무렵이 좋다. 햇빛이 강한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운동을 한다. 걷거나 뛰는 운동(걷기, 조깅), 자전거, 수영, 등산 등의 유산소운동을 일주일에 3회 이상, 1회 30~60분 정도 하는 것이 적당하다.

    △ 적절한 실내온도 : 에어컨이 온열질환 발생의 가장 강력한 예방인자라는 연구결과처럼 냉방기를 적절히 사용해 실내온도를 시원하게 유지한다. 실내외 온도 차가 너무 크면 심혈관질환자의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실내외 온도 차는 5~8도 이내로 조절하고 가끔 창문을 열어 환기한다.

    △ 건강한 식단 : 수분 함량이 높은 샐러드와 과일을 섭취하고, 금연과 절주는 필수다. 알코올성 음료와 카페인 음료는 체내 수분 손실을 증가시키므로 자제한다. 너무 차거나 짠 음식도 피한다.

    △ 미지근한 샤워 : 심장환자에서 급격한 온도 변화가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샤워는 차가운 냉수보다 미지근한 물이 좋다. 음주 후 목욕이나 냉온 교대욕 및 장시간 목욕은 자제한다.

    △ 여유로운 여행과 충분한 휴식 : 심장질환자도 장거리 해외여행 및 비행기 탑승이 가능하다. 다만 무리한 일정을 자제하고 여유 있게 휴식하면서 즐길 수 있는 일정을 세우자. 출발 전 처방약을 반드시 챙기고, 여행 기간보다 길게 여유분의 약을 지참하자. 여행지 근처에 응급 시 이용 가능한 병원을 미리 확인하고, 복용 중인 처방전이나 약 목록을 소지하면 진료에 도움이 된다.

    긴 낮 시간과 저체온의 위험이 없어 야외에서도 숙식이 가능한 여름은 여행이나 야영의 적기이고,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가장 낮은 계절로 건강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젊음의 계절이다. 폭염, 열대야가 지속되더라도, 기온과 계절 변화에 대한 적절한 신체 순응만 잘 이뤄진다면 여름은 자신의 계획대로 활기차고 희망찬 생활을 할 수 있는 축복의 계절이다. 당연히 이 모든 것은 올바른 생활습관과 여름철 건강관리에 노력한 사람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이준희 기자

    도움말 = 한마음창원병원 심혈관센터 순환기내과 최성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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