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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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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두동강 난 거창국제연극제, 상생 지혜 아쉽다

  • 기사입력 : 2017-07-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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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거창국제연극제는 비슷한 시기 인근 두 곳에서 열리는 ‘파행 운영’이 불가피해졌다. 당초 우려가 현실화되는 셈이다. 거창군과 거창문화재단은 오는 28일부터 8월 13일까지 수승대와 거창읍 일대에서 ‘거창韓 여름연극제’를 개최한다고 한다. 반면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는 28일부터 8월 6일까지 거창연극학교 등지에서 ‘제29회 거창국제연극제’를 연다고 한다. 군은 당초 ‘거창국제연극제’ 명칭을 함께 사용하려 했으나 법원 결정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전국의 뜻있는 연극인들과 언론이 수차례 단일 개최를 요청했는데도 양측이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다.

    두 기관의 행사도 큰 차이가 난다. 군 지원을 받는 ‘거창韓 여름연극제’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60여팀이 참가하고 공연기간도 17일로 예년의 거창국제연극제 행사기간과 비슷하다. 공연 장소도 국제연극제가 매년 열리던 수승대 일원으로, 명칭만 다르지 거창국제연극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올해로 29년째 거창국제연극제를 주관하고 있는 진흥회의 행사는 예년보다 크게 축소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올해 참여 극단이 20여개에 그치고 행사기간도 10일에 불과하다. 참가 팀수는 물론 공연 일수도 거의 반토막났다. 공연 장소도 수승대를 군이 차지하면서 거창연극학교로 옮겨 진행하는 등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다. ‘원조’ 거창국제연극제를 관람하러 간 연극팬들이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문제가 이런데도 양측이 입장차를 좁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실망스럽다. 진흥회 측은 군이 독단적인 행정을 하고 있다고 불신하고, 군 측은 진흥회의 요구가 지나쳐 수용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양측의 주장을 들어보면 상생의 의지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군과 군의회, 주민이 지원하지 않는 연극제는 존립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연극제를 잘 아는 전문 연극인들이 없다면 연극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군과 진흥회는 지역의 소중한 문화자산인 거창국제연극제를 어떻게 유지·발전시킬지에 대한 고민만 해야 한다. 그러면 해법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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