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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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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숫자… 환갑에 철인된 두 사나이

동갑내기 약사와 전직 소방서장
정태문·안상우씨 ‘철인3종’ 도전
목포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 완주

  • 기사입력 : 2017-07-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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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갑에 목포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를 완주한 안상우(왼쪽)씨와 정태문씨가 지난 19일 마산어시장 인근 방파제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철인3종은 자기관리를 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힘든 운동이지만 매력도 넘쳐요.”

    지난 19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 인근에서 만난 정태문(60)씨와 안상우(60)씨는 영락없는 중년 아저씨다. 젊은 사람도 하기 힘든 극한의 운동 철인3종, 일명 ‘트라이애슬론’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왔지만, 예상했던 모습이 아니다. 말끔하게 차려입은 셔츠와 정장바지 사이에는 그 나이 때 남자가 그렇듯 똥배(?)도 약간 나와 있었다.

    하지만 탄탄한 허벅지와 빛나는 눈동자는 범상치 않은 사람임을 드러냈다.

    정태문씨는 마산어시장에서 꽤 큰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약사다. 안상우씨는 지난달 남해소방서장을 끝으로 36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동갑내기이자 올해 환갑에 접어든 약사와 퇴직 소방서장을 하나로 묶어준 것은 ‘철인3종’이었다. 두 사람은 지난 2011년 마산철인클럽에서 만나 수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정씨는 현재 마산철인클럽회장이기도 하다.

    안씨는 지인의 소개로 지난 2003년 마산철인클럽에 가입했다. 테니스를 오랫동안 해왔고, 마라톤도 간간이 하면서 체력은 자신 있다고 자부해 그해 철인3종 경기에 도전했지만, 규정시간 내에 들어오지 못했다. 그다음 해에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정씨는 안씨와 비교하면 철인3종에 특화(?)된 사람이라고 한다. 평소 골프와 등산, 수영 등을 즐기던 정씨는 2011년 지인의 소개로 마산철인클럽에 가입했다. 그는 첫 대회에서 규정시간 내 완주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올해 환갑을 맞은 두 사람은 “뭐 좀 의미 있는 일이 없을까?”를 놓고 고민하던 중 뜻깊은 약속을 했다. 7월 16일 목포에서 열린 ‘2017 펠트코리아챌린지 목포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에 참가하기로 한 것.

    철인3종은 17시간 안에 바다수영 3.8㎞, 자전거 180.2㎞, 마라톤 42.2㎞를 완주해야 하는 ‘킹코스(아이언맨코스)’ 경기다. 거리가 철인3종 올림픽코스의 4배로 운동선수 못지않은 근력, 지구력, 스피드, 정신력 등을 겸비해야 완주가 가능하다.

    이들은 대회 6개월 전부터 훈련에 돌입했다. 안씨는 당시 남해소방서장이었기 때문에 주말에도 일을 하며 남해 상주해수욕장과 노량지족 간 해안도로에서 혼자 달렸다. 정씨는 오후 7시 정도 일과를 마치면 2시간 정도 틈을 내 사이클을 하거나 동네 주변을 뛰어다니며 훈련에 매진했다.

    피나는 노력과 처절한 사투 끝에 두 사람 모두 완주에 성공했다. 정씨는 15시간 11분대, 안씨는 14시간 30분대에 골인했다.

    정씨는 “15시간 동안 쉬지 않고 수영과 자전거, 마라톤을 한다는 것은 여간한 체력을 가지고 있지 않고서는 힘든 일”이라며 “철인3종은 나이가 많고 적은 것이 중요한 운동이 아니다. 물론 나이가 많아질수록 순발력은 떨어지겠지만 자기관리를 꾸준히 하면 지구력은 떨어지지 않는다”고 귀뜀했다.

    안씨는 “동호인들은 10시간 이내에 돌파하는 것을 목표로 운동하지만 완주해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며 “65세까지는 매년 킹코스를 한 번씩 도전할 것이며, 70세, 80세까지 포기하지 않고 운동을 계속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글·사진=고휘훈 기자 24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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