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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56) 따리, 우십다, 하잖다

  • 기사입력 : 2017-07-2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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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 올개 거창국제연극제를 두 개 단체서 따리 연다 카는 이바구 들었제?

    △서울 : 나도 들었어. 거창국제연극제 집행위원회는 ‘제29회 거창국제연극제’, 거창군이 설립한 거창문화재단은 ‘2017 거창韓(한) 거창국제연극제’라는 이름으로 각각 행사를 연다더라고. 두 행사가 오는 28일부터 같이 열리는데 행사 장소는 다르데. 여기다 법원이 ‘거창한 거창국제연극제’의 명칭 사용 불허 판결을 했더라고. 그러고 보니 다음 주 금요일부터 열리네. 그런데 ‘따리’가 무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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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 ‘따리’는 ‘따로’의 경남말이다. ‘또리’라 카기도 한다. 거창국제연극제는 거창하고 경남의 자랑거린데 요번에 따리 열리는 바람에 우십게 돼뿠다 아이가.

    △서울 : ‘우십게’ 되다니? 혹시 ‘우습게’를 말하는 거야? 기사를 보니 예산 집행 불투명성 등의 문제로 갈등이 빚어져서 이런 일이 생긴 거래. 연극제 참가 단체들도 어느 쪽 행사에 가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더라고. 어찌 됐든 이렇게 따리 열리면 안 되는 거지.

    ▲경남 : ‘우십다’는 ‘우습다’의 경남말 맞다. 행사가 따리 열린다 카이 연극인들도 지역 주민들도 다들 기분이 하잖을끼라. 이번 일을 연극으로 맨들어가꼬 무대에 올리뿌모 좋겄다. 우째가꼬 이런 일이 생깄는지 원인을 객관적으로 옇어가 관객들이 누 잘못인지 알 수 있구로.

    △서울 : 그거 좋겠네.ㅎㅎ 그런데 ‘하잖다’가 무슨 뜻이야?

    ▲경남 : ‘하잖다’는 ‘언짢다’의 경남말이다. 마음에 들지 않거나 좋지 않거나 불편하다 카는 기지. ‘수박을 크게 쌍글라 놓오모 묵기가 하잖다, 댕기기가 하잖더라, 기분이 하잖아서’겉이 씬다. ‘하잖다’는 ‘하찮다’의 뜻도 있다. ‘하잖은 거야 내삐리도 안 아깝다’ 칸다 아이가.

    △서울 : 연극제 개막이 일주일빼끼(빼이) 안 남아서 올해는 따리 열 수빼끼 없을 것 같네. 이왕 이렇게 됐으니 두 개 단체가 준비를 잘해서 관객들 기분이 하잖지 않도록 해줘야지.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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