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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옥자씨, 보고 싶어요!

  • 기사입력 : 2017-07-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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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 신영극장은 정동진독립영화제가 있으니까 시에서 지원하는 거죠.”

    창원의 예술영화 전용관인 씨네아트 리좀 대표가 창원시 공무원에게 운영 어려움을 토로했다 들은 대답이다.

    강릉시는 지난 3월 독립영화 접근성 확보와 문화 복지를 이유로 5000만원을 들여 ‘신영극장’ 재개관을 도왔고, 부산시는 ‘영화의 전당’ 예산의 70% 이상을 지원해 부산을 영화 메카로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전주시는 2009년 지자체 지원만으로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을 열었는데 지난해 4만3000여명이 찾아 1년 새 관객이 40% 이상 증가하는 성장을 보였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가 연일 화제다. 제작비 570억원을 투자한 미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업체의 ‘극장 상영과 동시에 온라인 서비스’ 방침에 반발해 국내 멀티플렉스 상영관이 상영 보이콧에 나선 탓에 국내 스크린의 10%에 불과한 예술영화·독립영화 전용관 등 ‘작은 극장’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씨네아트 리좀에서는 안타깝게도 ‘옥자’를 만날 수 없다. 필름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영사기’가 낡아 배급사에서 제공하는 파일을 틀 수 없기 때문이다.

    리좀은 지역 간 문화격차 해소와 다양성 영화 상영을 위해 개인이 사비로 1년 반 전에 문을 열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편수를 상영하는 영화관으로 손꼽히며 ‘다양성 영화를 상영해 지역민의 볼 권리를 충족시키겠다’는 초심을 잘 지키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재정 상태를 들여다보면 매달 수백만원의 적자가 발생해 영화관을 유지하는 게 용할 정도다.

    낡은 영사기 탓에 상영할 수 있는 영화가 줄어들어 휴관 위기에 처했는데도 창원시는 관련 조례가 없다며 팔짱 끼고 구경만 하는 모양새다.

    독립·예술영화관은 수익성이 아닌 다양성과 공공재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영화제가 있어서 독립·예술영화관을 지원한다’는 창원시에 무엇이 먼저인지 되묻고 싶다. 부산, 전주, 강릉시의 행정·재정 지원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역 영화제를 만들었다. 창원시는 이와 반대로 문화예술특별시는 만들고 싶지만 지원에 인색하다.

    정민주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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