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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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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128) 제19화 대통령선거 58

‘내가 이래도 되는 것일까?’

  • 기사입력 : 2017-07-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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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의 목소리는 지쳐 있었다.

    “힘들어?”

    “아니에요. 힘들지는 않은데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당에서 일을 하는 것도 큰 보람을 느낄 수 없어요.”

    이준석은 세상을 바꾸어 놓고 갈 길을 잃은 것이다. 그는 민사모를 조직하여 선거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럼 공부를 더해.”

    “대학원이요?”

    “대학원이든지 유학이든지… 어학은 괜찮아?”

    “영어는 괜찮아요.”

    “독일어나 불어는… 미국 유학은 너무 세속적이잖아?”

    “독일어는 고등학교 때 했지만 잘하지는 못해요.”

    “고등학교 때 배워 가지고 어떻게 잘하겠어? 전공하고 싶은 거 있어?”

    “문화콘텐츠요.”

    “그것도 좋겠네.”

    “그래서 요즘 신화와 고전소설을 많이 읽어요.”

    “잘하고 있네.”

    “아줌마는 어떻게 지내요.”

    “다음 주부터 민정수석실에서 일할 거야. 일주일에 한 번뿐이지만… 뭘하고 있어?”

    “농민 지원센터에 가서 강의 듣고 돌아가는 길이에요.”

    “그럼 이리로 와. 치킨하고 맥주 좀 시켜 놓을게.”

    “네.”

    이준석이 기분 좋은 목소리로 전화를 끊었다. 서경숙은 차를 끌고 나가 근처의 대형마트에서 쇼핑을 했다. 과일을 사고 맥주도 샀다. 치킨집에 전화를 걸어 치킨을 주문했다.

    취기가 오른 얼굴이 발그스레하여 보기에 좋았다. 어쩌면 자신이 취한 탓인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취기가 오르자 웃음이 헤퍼지고 몸이 빠르게 더워졌다. 에어컨을 가동하여 덥지는 않았다

    이준석이 맥주를 마시고 그녀의 가슴을 애무했다.

    ‘내가 이래도 되는 것일까?’

    이준석의 애무를 기꺼워하면서 서경숙은 문득 그런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프랑스에서는 대통령도 바람을 피우는데….’

    대통령이 불륜을 저질러도 사생활이라고 국민들이 탓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만약에 그런 일이 있었다면 발칵 뒤집혔을 것이다.

    ‘사랑은 정치와 별개의 것이야.’

    서경숙은 이준석을 부드럽게 애무했다. 그녀의 혀가 이준석의 몸에 선명한 화인을 찍었다. 그가 유쾌하게 웃으면서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서경숙은 두 팔을 활짝 벌려 그를 가슴에 안았다. 그가 그녀의 몸속으로 깊숙이 진입했다. 감미로운 전율과 짜릿한 쾌감이 물결처럼 전신으로 번졌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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