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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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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125) 제19화 대통령선거 55

“그냥 이름을 부르세요”

  • 기사입력 : 2017-07-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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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주혁은 부드럽게 운전을 했다.

    “서경숙씨라고 부르는 게 어떨지 모르겠어요. 아버지가 친구라서….”

    임주혁이 운전을 하면서 말했다

    “서경숙씨라고 부르는 게 이상해요?”

    “아버지 친구를 함부로 부를 수는 없잖아요? 옛날에는 아버지 친구도 아버지처럼 대해야 했어요.”

    임주혁은 난처한 기색이었다.

    “그렇죠. 친구 아버지도 아버님으로 불렀죠.”

    “아버지가 친구라고 했으니….”

    임주혁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냥 이름을 부르세요.”

    “그래도 될까요?”

    “대통령도 뒤에서 이름을 부르는데 어때요?”

    “하긴 그렇죠. 그런데 갤러리 관장님이니까 관장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임주혁이 소탈하게 웃었다. 임주혁의 얼굴은 임준생을 닮아 있었다.

    차는 고속도로로 진입하여 빠르게 달렸다. 고속도로 주변의 산도 녹음이 무성했다. 서경숙은 차창으로 지나가는 산을 응시했다. 한국의 산들도 이제는 나무들이 거목이 되고 숲이 무성했다.

    “가족끼리 식사 한번 하시겠어요?”

    “아니에요.”

    “아버님 예측이 맞군요. 원하는 게 별로 없을 거라고 하시더니….”

    “친구라면 그냥 친구가 좋잖아요? 이해관계로 얽히지 않는….”

    임주혁은 서경숙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하고 서경숙은 솔직하게 대답해 주었다. 대학생 때 박윤수의 그림 열한 점을 산 이야기, 삼일그룹 비서실에 근무했던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은 미국에 잘 적응하고 있나요?”

    “네. 이번 방학에는 제가 미국으로 가야 할 것 같아요.”

    “아버지가 그러시더군요. 같이 있으면 행복해지는 사람이라고….”

    “회장님도 좋은 분이에요.”

    “6개 국어에 능통하시고….”

    “소문만치 잘하지도 않아요.”

    “청와대에도 근무하시나요?”

    임주혁이 정색을 했다.

    “그냥 민정수석실에 일주일에 한 번 나가기로 했어요.”

    “대통령에게도 영향력이 있으신 거 같군요.”

    “잘못하면 욕만 먹을 거 같아요.”

    서경숙은 임주혁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임주혁은 임준생이 가정적인 사람이라고 했다. 자식들이 영향을 받을까 봐 본처가 죽은 지 20년이 되었는데도 재혼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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