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동서남북] 거창국제연극제 반쪽짜리로 전락 않길- 김윤식(산청거창 본부장·부장)

  • 기사입력 : 2017-07-03 07:00:00
  •   
  • 메인이미지


    축제(祝祭)란 축하하여 벌이는 큰 규모의 행사라는 의미로 사회의 공동체를 결속시키는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다수의 사회·문화 집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각 지역 축제는 지역의 특화 상품을 소개하고 지역 고유의 정서와 문화를 알리고 지역민들의 단결과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주민 위로 잔치다.

    예산 집행의 불투명성 등의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29년 전통의 거창국제연극제가 올해 따로 열린다. 거창국제연극제 집행위원회는 오는 28일부터 내달 13일까지 북상면 월성계곡과 원학골 등지에서 ‘제29회 거창국제연극제’를 개최하고, 거창문화재단도 같은 기간 위천면 수승대와 거창읍 일원에서 ‘2017 거창韓(한) 거창국제연극제’를 각각 개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연극제를 주최해 온 거창국제연극제 집행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이번 연극제는 지난해와 달리 국비와 지방비 지원 없이 자체 마련한 예산으로 10여개 팀을 초청해 진행되며, 군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국내외 40여개 팀을 초청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규모다.

    반면 지난해 거창문화재단을 설립해 연극제 직접 개최에 나선 거창군은 8억여원의 예산으로 러시아, 대만, 폴란드 등 총 7개국 10개 단체와 국내 연극팀 등 70여개 팀을 초청한다.

    30년 가까이 이어온 거창국제연극제가 이처럼 두 개의 연극제로 따로 개최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발단은 거창국제연극제 집행위원회가 지원된 보조금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군과 집행위는 최근까지 공동개최를 협의했으나 양측은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갈라섰다.

    집행위 측은 “예산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민간의 연극제를 관에서 강탈하는 파렴치한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이에 대해 거창군은 “거창국제연극제가 특정 단체나 특정 개인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고 반박하면서 “거창문화재단 설립 목적에 따라 올해부터 거창국제연극제를 재단에서 단독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거창국제연극제는 지난 1989년 지역 교사들이 구성한 극단 ‘입체’가 ‘시월연극제’를 개최한 데서 출발했는데 두 개의 국제연극제가 동시에 열리면 28년간 쌓아온 국내외 평판이 무너질까 군민은 물론이고 연극인들은 걱정이 앞선다.

    특히 동시에 두 번 치르는 국제연극제로 말미암아 ‘질적 하락’이 우려되고, 전국의 연극인 모임도 한 곳에서 개최하지 않으면 연극제에 불참을 통보하고 있어 지금이라도 군과 진흥회 측은 한발씩 양보해 한 곳에서 개최되도록 노력해 거창국제연극제가 반쪽짜리로 전락되지 않기를 주문한다.

    김윤식 (산청거창 본부장·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윤식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