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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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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역민 우롱하는 부산항 부선계류지 이전

  • 기사입력 : 2017-06-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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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항의 부선(바지선) 계류지를 진해지역으로 이전하려는 계획은 지역주민을 우롱하는 처사임이 분명하다. 부산항만공사에서 혐오시설인 예·부선 계류지 이전을 창원시와 사전협의도 없이 독단 추진하려는 움직임은 실로 유감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의 반발에 대해 아예 귀를 막은 채 혐오시설을 이전하는 것은 지역민들을 무시하는 행위다. 부산의 관광명물인 영도다리와 인접한 부선들을 이전시켜 이 지역만의 친수공간을 만들려는 발상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말도 탈도 많았던 신공항에 이어 새로운 갈등의 불씨를 지피는 셈이어서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지역갈등 등 심각한 후유증에 직면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그토록 경계하고 우려하던 일이 벌어져선 안 된다.

    이번 예·부선 계류지 이전 강행에는 부산항만공사의 노골적인 이전강행 의지가 역력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부산항만공사 측은 태풍 등 환경적 안전성을 검토한 결과, 관리수역 중 해당지역이 계류지로 적합하다고 한다. 어업활동과 지역민이 우려하는 환경오염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선들이 장기계류하면서 배출되는 폐유 등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지역민들이 받게 될 영향에 대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판단 내지 검증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부산항만공사의 변명이 궁색하다 못해 아전인수(我田引水) 격으로 해석하는 잘못인 것 같다.

    부산항 부선 계류지의 진해지역 이전을 놓고 창원시와 시의회, 주민들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청정해역인 이곳 일대 지역민들의 어업활동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서다. 항만배후부지 매립에 따른 집중호우 시 자연재해의 우려도 심각하다. 특히 영길만 지역은 안골포 해전승전지인 안골만 보존지역과 인접한 곳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항만공사의 일방적 이전계획은 철회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미 부선 계류지 이전을 놓고 지역 정서가 한계수위를 넘어선 상황임을 주시해야 한다. 부산을 제외한 지역민들에게 상처와 배신감을 남길 우려가 높음을 모르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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