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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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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여행은 싫다… 다양한 색깔의 지역밀착형 투어를 아십니까

'구석구석' 평범하지만 특별한 곳에서
'끼리끼리' 마음 맞는 사람들과
'소곤소곤' 이야기 나누며 즐기는 여행

  • 기사입력 : 2017-06-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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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이 넘쳐난다. 빚을 내서라도 일단 여행은 가고 보자는 시대다. 한 때는 경치를 보는 것이 여행이었고, 한 때는 이국적인 맛을 찾는 것이 여행이었다. 하지만 2017년, 새롭게 떠오르는 여행은 ‘사람’, ‘소통’, ‘스토리텔링’, ‘지역밀착’. 이 네 가지 키워드가 다양하게 결합된다. 그것은 지금까지 숱하게 이뤄졌던 ‘우르르 몰려가 빨리 자리 뜨는 여행’ ‘겉핥기 식으로 보는 여행’의 한계를 드러낸다.

    이러한 움직임은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한국관광공사가 2015년부터 주목하고 있는 새로운 관광 자원은 ‘지역’과 ‘사람’, ‘문화’이다. 지역 명사(名士)와의 만남을 통해 전국 구석구석 숨겨진 매력을 재발견할 수 있는 ‘지역 명사와 함께하는 문화여행’을 추진해온 것. 올해 명사로는 밀양 춤꾼 하용부, 영양 석계종택 종부 조귀분, 정선 아리랑박물관장 진용선, 홍천 도예가 김시영 등 그 면면이 다양하다. 올해부턴 이 프로그램들을 롯데관광 등을 통해 상품화해 판매하고 쿠팡 등 온라인 커머스를 통해 판매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아직은 수익을 내는 관광상품으로 개발되진 않았지만 도내에도 이러한 움직임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김유경 기자 bora@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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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쑥칼렛 투어' 거제 내도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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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쑥칼렛 투어' 샛바람소리길 기행.

    평범하고 소소한 풍경을 특별하게 즐기는 당일치기 거제여행

    ▲거제를 다르게 본다 - 쑥칼렛 투어

    포토그래퍼로 활동하고 있는 김혜숙씨가 진행하는 당일치기 거제투어다. 부부나 가족 스냅사진을 찍는 김씨는 거제의 풍경들을 사진의 무대로 활용하면서 인스타그램 유명인사가 됐다.

    이 이국적인 사진들이 온라인으로 퍼지자 ‘여기가 정말 거제도가 맞느냐?’는 질문들을 많이 받았고, 그 질문들이 쑥칼렛 투어를 탄생시켰다.

    “사진을 찍으러 거제에 온 분들이 저와 함께 거제여행을 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지난겨울에 2차례에 걸쳐서 20명씩 당일 코스로 쑥칼렛 투어를 진행했습니다”

    김씨가 추구하는 여행은 ‘전혀 유명하지 않고 소소한 장소를 찾아가는 여행’이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참여를 원하는 사람을 모집했고, 순식간에 인원이 찼다.

    “내도, 샛바람 소리길, 계룡산 고자산치 등 저같은 거제시민들에겐 익숙한 곳들을 함께 걸으며 소통했어요. 평범한 풍경도 조금만 시각을 달리하면 전혀 다른 곳처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아직도 사회관계망을 통해 ‘투어 또 언제 하느냐’는 질문은 끊이지 않는다. 호응에 힘입어 올여름과 겨울에 투어 진행을 구상하고 있다.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여행, 이동시간이 많은 여행 트렌드는 지난 거 같아요. 작은 지역에 얽힌 이야기, 소소한 풍경, 사람들의 삶, 이런 것을 들여다보려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요. 여행객들의 입맛이 다변화되고 있는 증거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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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그늘문화유산답사' 섬진강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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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그늘문화유산답사' 거제도 서이말 등대 기행.

    숨은 지역문화 함께 공유하는 사람 중심 여행

    ▲문화유산을 보고 듣는다 - 옛그늘문화유산답사

    1996년 창원의 한 고교 교사였던 심재근 씨가 ‘옛그늘문화유산답사회’라는 일종의 동호회를 만들면서 답사가 시작했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지금까지 286곳에 답사를 다녀왔고, 24곳의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동호회라 해서 회원이 정해져 특정한 활동을 하는 단체가 아니다. 여행출발 2주 전에 심씨가 짠 여행계획을 밴드와 카페에 올리면 누구나 식비와 교통비만 내고 답사에 동행할 수 있다.

    밴드 회원수는 600여명, 카페는 1000여명이 넘어섰고, 심씨가 직접 이메일로 여행계획을 보내는 사람은 100여명 정도다.

    답사는 당일 여행으로, 인원은 45명을 절대 넘지 않는다. 심씨가 문화해설가가 되기도 하고, 현지 주민이 직접 해설가가 되어 생생한 지역문화를 한 명 한 명에게 정성스레 전달한다. 지금은 널리 알려진 강원도 곰배령, 거제도 공곶이, 제주도 곶자왈 등도 거의 아는 사람이 없을 무렵부터 심씨가 개척하다시피 했다.

    심씨는 답사회를 꾸려온 이유를 ‘좋은 것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라고 말한다.

    “지역에 숨은 다양한 문화들은 엄청난 자산입니다. 이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들, 기존 관광에 한계를 느낀 사람들이 입소문을 타고 옵니다. 지역문화, 소통, 사람이 여행의 중심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늘어나고 그 저변이 점점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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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 이승민 씨가 기획한 '스토리가 있는 골목길 여행' 인력거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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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 이승민 씨가 기획한 '스토리가 있는 골목길 여행' 요트 투어

    인력거 투어·뚜벅이 투어·요트 투어 등 색다른 감성 돋보이는 통영 스토리텔링 여행

    ▲통영을 여유롭게 돌아보다 - 스토리가 있는 골목길 여행

    외지에 살다 다시 고향인 통영으로 돌아온 이승민씨가 기획한 여행 프로그램이다. ‘매일 봐도 좋은’ 통영을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싶었다. 2014년부터 인력거 투어, 뚜벅이 투어, 섬 투어, 밀착감성 투어를 기획해서 진행했고, 최근에는 여름철을 맞아 통영바다를 요트로 누비는 요트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인력거를 타고 골목을 누비고, 뚜벅뚜벅 걸어서 통영을 살피고, 혼자 혹은 2~3명만 개별적으로 동행해 통영의 경관과 문화를 내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강구안에 얽힌 이야기, 항남동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과 적산가옥에 얽힌 이야기, 백석·이중섭 이야기 등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이 여행의 골자를 이룬다. 이씨는 끊임없이 향토사학자들과 통영 곳곳을 걸으며 어떻게 하면 통영을 잘 소개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계절에 따라 많게는 80명까지, 나홀로 여행객부터 지자체 공무원 단체까지 다양한 참가자들이 찾아왔다. 6월 현재는 다양한 투어를 조금씩 엮어 2박3일 동안 통영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인 ‘통영 함께 떠나볼래요?’를 진행 중이다.

    “다들 입소문 타고,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사회관계망을 통해 참가를 신청합니다. 소통이 우선인 투어입니다. 통영에 오시는 분 한 분 한 분의 성향에 맞춰 통영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주안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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