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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1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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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토박이말] ⑫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 기사입력 : 2017-06-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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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4284해(1951년) 만든 ‘과학공부 6-1’의 42쪽, 43쪽을 보고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42쪽에 ‘쓰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데다 쓰는가?”처럼 쓰고 있는데 그 아래에 바로 나오는 것처럼 요즘은 ‘이용하다’라는 말을 쓰기 때문에 보기 어려운 말입니다.

    그 아래 ‘할 일’이 보입니다. 요즘 배움책에는 안 나오지만 한때 있었던 ‘보충 활동’, ‘심화 활동’과 비슷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 드린 적이 있고 43쪽에도 나오는 ‘알 일’과 다르게 해야 할 일을 보이는 것으로 참 좋은 말이라 생각합니다.

    43쪽에 보면 ‘둘레’가 있습니다. 요즘 배움책에는 ‘태양 주위를 도는’이라고 나오기 때문에 이 글을 보는 많은 분들이 ‘해의 둘레를 도는’이 더 낯설게 느껴지실 것입니다. ‘해’를 ‘태양’으로 ‘둘레’를 ‘주위’라고 해야 할 뚜렷한 까닭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초등학교 배움책에는 ‘해’와 ‘둘레’를 쓰자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 다음 이어서 나오는 ‘떠돌이별’이 있습니다. 앞에서 풀이를 하던 ‘해의 둘레는 도는 별’을 ‘떠돌이별’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요즘 배움책에는 ‘행성’으로 나옵니다.

    그 다음 줄에는 ‘갑절’이 있습니다. 아마 그때는 ‘갑절’을 ‘곱절’의 뜻으로 썼나 봅니다. 요즘은 ‘갑절’을 ‘두 곱(배)’의 뜻으로만 쓰고 ‘곱절’을 여러 차례 거듭됨을 이를 때 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즘 배움책에는 ‘배’가 쓰이기 때문에 둘 다 만나기 어려운 말인 것은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행성’과 ‘떠돌이별’ 둘 다를 알려주고 어느 말이 더 쉽고 오래 잊혀지지 않는지 물어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해 봤기 때문에 똑똑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떠돌이별’이 더 쉽다고 하고 더 잘 생각해 냅니다. 곧바로 ‘행성’을 버리고 ‘떠돌이별’로 바꾸자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둘 다 알려 주고 골라서 쓸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자는 것입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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