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3일 (화)
전체메뉴

[사설] ‘김해 학생들 터널통학’ 당국 대책 안이하다

  • 기사입력 : 2017-06-12 07:00:00
  •   

  • 김해시가 최근 내놓은 장유터널 통학 문제 대책이 학부모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시는 우선 추경을 편성해 임시 통학버스 예산 2600만원 중 절반씩을 도교육청과 함께 부담하고 내년까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한가하기 짝이 없다.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는 것은 당연하다. 서명운동과 집회 등 단체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학부모들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김해학생들 터널통학’ 문제가 제기된 게 지난 3월이다. 내년까지 손을 놓고 있겠다는 건가. 시가 부담하겠다는 예산도 도교육청이 이미 지난달 교육감 포괄사업비를 편성해 긴급 지원된 상태다. 교육청이 애써 마련해놓은 밥상에 젓가락을 슬그머니 얹어 놓겠다는 심보나 다름없다.

    김해삼문고와 능동중학교 200여 학생들은 삼문동과 부곡동을 잇는 길이 380m 장유터널을 왕복 20여분 걸어서 집과 학교를 오가고 있다. 매일 차량 배기가스와 소음, 미세먼지에 시달리며 터널통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학생들에겐 건강권 보호와 안전한 통학은 먼 나라 얘기일 뿐이다. 시가 대책을 세운답시고 긴급 부서장회의를 갖긴 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터널 안 차단막 설치나 시내버스 노선 개편 등에 대한 대책은 내년으로 미뤘다. 설치비용과 유지비, 시내버스 노선 조정 등 현실적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나 시의 인식이 안일하다. 학생들의 터널 안 도보통학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내년까지 미룰 일은 결코 아니다.

    교육청이 현재 운행 중인 통학버스는 임시용일 뿐이다. 이마저도 1대로 하루 3차례 다니는 것으론 실효적이지 않다. 학생들은 버스를 탈 경우 30여분 걸리고 버스를 놓치면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터널 통학을 감수하고 있다. 시의 통학버스 예산 절반 부담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조속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학부모들이 제시한 시내버스노선 증설, 터널 내 환풍기·차단벽 설치, 우회로 설치 등 해결 방안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교육청도 시만 쳐다보지 말고 나름대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