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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107) 제19화 대통령선거 37

“당선자께서 꼭 오라고 하시는데…”

  • 기사입력 : 2017-06-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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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이 개혁을 하지 않으면 권력자들의 노리개가 된다. 그러나 교활한 기업가들은 돈을 주고 이권을 챙긴다. 그래서 정경유착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유승원은 성격에 문제가 있어. 자중하지 않으면 실패할 거야. 전시회 준비도 해야 하는데….’

    서경숙은 당분간 정치인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유승원이 계속 그녀를 끌어들이려고 하고 있었다. 이튿날 아침 서경숙은 여의도로 출근했다. 사무실로 올라가기 전에 제과점에 들러 샌드위치와 우유를 주문하여 아침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자 유승원에게 전화를 했다.

    “여의도 사무실에 나왔어요.”

    “그래요. 일찍 나왔네. 출근할 때 들를게요. 나는 당선자님을 만나고 인수위로 나갈 건데 그때 들를게요.”

    “네.”

    서경숙은 커피까지 마시고 천천히 사무실로 올라갔다. 사무실은 여직원들 몇밖에 없었다. 며칠 전까지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으나 썰렁해진 것이다.

    ‘여기 있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그것은 다른 사무실들도 마찬가지였다. 선거기간 중에는 여의도 사무실들이나 거리가 혼잡했으나 갑자기 조용해지고 말았다. 비선 캠프 사무실에는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 여자들이 선거 기간 동안에 한 일을 모두 자료로 정리하고 외장하드에 보관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유승원이 사무실에 도착한 것은 10시가 채 못 되었을 때였다.

    “며칠 동안 사무실에 안 나왔는데 잘 쉬었어요?”

    유승원이 서경숙의 아래위를 살피면서 물었다.

    “네. 선거 때문에 못한 갤러리 일도 좀 했고요. 바람도 좀 쐬었어요.”

    서경숙은 그의 눈빛을 튕겨버렸다.

    “좋아요. 난 아무래도 비서실장을 맡게 될 겁니다. 나와 같이 청와대에 들어가는 게 어때요?”

    “제가 청와대에 들어가서 무얼 하겠어요?”

    “당선자님께서 들어오라고 하십니다.”

    “저는 공식적인 자리에는 나가고 싶지 않아요.”

    “큰일이네. 당선자께서 꼭 오라고 하시는데….”

    유승원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하지요. 내가 매일같이 당선자님 자택에 들러 보고를 하고 있어요. 내 차를 타고 당선자님 자택으로 들어갑시다. 당선자님께 직접 말씀을 드려요.”

    “알겠어요.”

    “내일 아침 7시에 집으로 들를 테니까 준비하고 있어요. 주소를 문자로 보내고….”

    “네.”

    유승원은 바로 사무실에서 나갔다. 서경숙은 그가 사무실에서 나가자 한강 쪽을 응시했다. 한강의 물빛이 푸르렀다.

    갤러리로 가자 전은희가 나와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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