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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7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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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106) 제19화 대통령선거 36

“경숙씨”

  • 기사입력 : 2017-06-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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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마실 때 유승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유승원은 대통령인수위원회가 구성되면서 부위원장에 임명되어 있었다.

    “안녕하세요?”

    서경숙은 명랑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서경숙씨, 점심식사 했어요?”

    “네. 부위원장님은요?”

    “나는 이제 점심을 먹으러 가는 중입니다. 어디입니까?”

    “바람 쐬러 지방에 내려왔어요. 영월이에요.”

    “거 참. 서경숙씨는 팔자도 좋군. 다른 사람들은 전부 인수위원회에 잘 보이려고 기웃거리는데….”

    “호호. 부위원장님도 바람 좀 쏘이세요.”

    “인수위가 한가해 보여요? 그건 그렇고 내일 사무실로 좀 나와요.”

    “인수위는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을 텐데 내가 어떻게 나가겠어요? 기자들의 주목을 받는 것은 싫어요.”

    “그럼 여의도 사무실로 나와요.”

    “네. 여의도에 가서 전화 드릴게요.”

    서경숙은 유승원과의 통화를 끝냈다.

    “누구야?”

    “유승원 부위원장이요.”

    “그 사람은 비서실장이 유력한 것 같던데….”

    “네. 비서실장이 유력해 보여요.”

    서경숙은 이동성과 나란히 잔디밭에서 앉아서 햇볕을 쬐었다.

    “이제 갑시다.”

    오후 3시가 되었을 때 이동성이 말했다. 서경숙은 이동성과 함께 차가 주차되어 있는 현관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이동성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았다.

    “경숙씨.”

    이동성이 서경숙을 낮게 불렀다. 서경숙이 쳐다보자 그의 입술이 서경숙의 입술에 얹혀졌다. 서경숙은 자신의 몸을 이동성에게 바짝 밀착시켰다. 한때 결혼설까지 오갔던 이동성이었다. 그의 손이 서경숙의 둔부를 바짝 끌어당겼다.

    그러나 이동성은 더 이상 진도를 나가지 않았다.

    서경숙은 이동성의 차에 나란히 앉아서 서울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동성의 차는 수행원들이 탄 두 대의 승용차가 따르고 있었고, 서경숙의 차는 최명수가 운전하여 따라왔다.

    영월에서 서울로 돌아온 것은 밤 9시가 되었을 때였다. 양재동에서 이동성과 저녁을 같이 먹고 헤어졌다. 서경숙은 컴퓨터로 기관의 사외이사들이 누구인지 살폈다.

    ‘이 기관이 엄청난 주식을 갖고 있구나.’

    삼일그룹 지주회사의 주식 분포도를 본 서경숙은 깜짝 놀랐다.

    ‘이젠 대기업의 경영권을 기관 투자가가 좌우할 수가 있게 되었어.’

    서경숙은 기업들이 대대적으로 개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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