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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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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산의 한낮 - 이원명

  • 기사입력 : 2017-06-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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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연한 봄날

    동백꽃 어우러진

    산길을 걸으면



    햇살에 살포시 내려앉은

    볼우물 담은 노란 양지꽃

    현호색의 보드레한 종소리를 듣는

    간드러진 각시제비꽃

    사뿐히 고개 내민 샛별 같은

    붉은점박이개별꽃

    노랑 하양 분홍노루귀의

    가마득한 어질증

    발그름한 복주머니 개불알꽃의

    호방한 씀씀이



    봄처녀의 이른 나들이에

    저마다의 꽃등을 켜는

    망산의 한낮

    ☞ 시인은 어느 봄날 망산을 올랐던 모양입니다. 그곳에서 여러 봄꽃을 만납니다.

    양지바른 곳에서 활짝 웃으며 피어나 ‘사랑스러움’이란 꽃말을 가진 노란색의 양지꽃도 보고, 꽃이름 치곤 특이한 현호색에서는 보랏빛 종소리를 듣기도 하고, 가시제비꽃에서는 간드러짐을 보기도 합니다.

    하늘에는 별, 땅에는 꽃이 있어 비슷한 아름다움을 주는지, 이 두 가지를 모두 품은 개별꽃은 샛별로 노래하고 있습니다. 또 어지럼증이 나도록 여러 색깔을 보았다는 잎이 나오는 생김새가 노루의 귀를 닮은 노루귀도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복주머니란이라 불리는 발그름한 개불알꽃을 만나는 가운데 시인은 어느새 봄처녀가 되어 있습니다. 이렇듯 봄날의 주어가 단연코 꽃임을 알겠습니다. 어느새 여름이 성큼 다가왔지만.

    정이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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