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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제철에 나는 우리지역 농산물을 애용하자- 이성환(경남농협 경제사업부 부본부장)

  • 기사입력 : 2017-05-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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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우내 움츠려 있던 몸에 신선한 봄나물로 새로운 기운을 북돋운 게 엊그제였는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있다.

    한낮의 더위에 흘리는 땀으로 몸이 녹초가 되는 일상을 우리는 앞으로 몇 개월간 이겨내야 한다.

    여름을 여름답게 지내고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제철농산물 만한 것이 없다.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는 예부터 철따라 먹는 농산물이 구분되어 있었다. 봄에는 갓 올라온 산나물류로 몸속에 쌓인 독소배출은 물론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고 여름에는 비타민, 미네랄, 수분이 풍부한 과일로 더위를 이겨낸다.

    농업기술이 향상되면서 계절을 뛰어넘는 시설재배가 가능해 언제든 몸이 원하는 것을 구입해 먹을 수 있는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래도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농축시켜 영양분이 최대치에 이르렀을 때 먹을 수 있는 제철 농산물만 한 것이 있으랴?

    특히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제철 농산물을 먹는 것은 사계절 변화의 순리를 따라 몸이 정화되도록 도와주는 의미 있는 의식이다.

    동의보감 서문의 ‘양생법(養生法)’에서도 봄을 봄답게, 여름을 여름답게, 가을을 가을답게, 겨울을 겨울답게 보내기를 권장하며 제철 농산물 먹기를 얘기하며 봄을 잘 보내야 간을 보호할 수 있고, 여름을 잘 이겨내야 심장을 보호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나는 제철농산물 먹기를 얘기하며 ‘약식동원론(藥食同源論)’도 같이 주장하고 싶다.

    이 역시 동의보감에 나오는 말로 “몸과 태어난 땅은 하나이므로 같은 땅에서 산출된 것이 체질에 잘 맞는다”는 의미다. 이는 1989년 농협에서 시작한 ‘신토불이(身土不二)’운동과 이 운동을 발전시켜 201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Local Food 사업’이 맥락을 같이한다.

    대한민국 안에서는 다 Local Food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우리지역 농민이 생산하는 제철 농산물을 먹는다는 것은 가장 신선한 상태로 섭취하는 이점은 물론 우리지역 농민을 돕고 우리지역의 지속가능한 농업, 농촌을 만드는 밑거름이기도 하다.

    그뿐 아니라 우리의 토종종자를 보호해 식량안보를 지키는 파수꾼 역할과 농산물 이동거리 단축으로 이산화탄소를 감축시켜 지구를 살리는 데 기여하는 의미 있는 행위이다.

    우리지역에는 지금부터 매실, 산딸기, 참외, 마늘, 양파 등 제철농산물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제철농산물은 가격도 저렴하지만 생산량 또한 풍부해 농가들은 판매에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특히 대형유통업체의 휴무일(매월 둘째, 넷째 휴일)에는 농산물 소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농가의 시름이 깊어진다. 편리한 대형유통업체도 좋지만 유통업체의 휴무일에는 가까운 재래시장을 방문해 보자. 그래서 제철지역농산물 소비로 도시와 농촌이 함께 성장하는 동력을 만들어 보자.

    우리농산물은 계절이 아닐 때 먹으면 별미로 그보다 더한 호사가 없지만 제철에 먹으면 보약이 된다.

    이성환 (경남농협 경제사업부 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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