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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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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각막 이식] 63번째 주인공 강래겸씨

“고마운 마음 잊지 않고 가족 위해 살고 싶어”
고생한 아내와 해외여행 꿈꿔

  • 기사입력 : 2017-05-2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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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생 마음고생 많이 시킨 아내 손 꼭 잡고 가을에 첫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싶습니다.”

    지난 25일 오후 3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정안과 대기실. 강래겸(59·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씨가 각막이식 수술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안대를 벗고 아내 구말순(59)씨의 손을 꼭 잡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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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용 정안과 원장이 강래겸씨에게 수술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택시기사인 강씨는 “2년여 전부터 차츰차츰 시력이 나빠지기 시작하더니 지난해 1월부터는 한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을 지경에 이르렀다”며 “렌즈를 끼면 눈이 잘 보인다는 동료 기사 말을 듣고 제대로 된 눈검사 없이 렌즈를 착용한 게 화근이었다”고 말을 이어나갔다. 강씨는 지난해 초 렌즈를 떼내다 눈에서 피가 나더니 그 이후로는 바로 눈앞의 사물도 제대로 보이지 않게 됐다.

    하루 10시간을 꼬박 일해야 사납금 14만1000원을 채울 수 있었던 강씨는 하루도 마음 편히 쉴 수 없었다. 그는 아내와 자식들에게 이 사실을 숨기고 한쪽 눈에 의지한 채 1년여 동안 아슬아슬 운전대를 잡았다. 택시를 탄 한 손님이 정안과를 소개해준 이후 강씨에게도 희망이 찾아왔다. 운좋게도 짧은 기간 안에 수술을 받게 된 강씨는 “평생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가족을 위해 더 열심히 살아가겠다”며 정 원장과 마산무학라이온스클럽 회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호원 마산무학라이온스클럽 안구위원회 간사는 “강씨가 수술을 통해 시력을 회복하고, 마음의 짐도 덜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마산무학라이온스클럽은 앞을 못 봐 힘들어하는 분들을 찾아가는 사랑의 각막이식 봉사를 계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각막이식 수술에 쓰인 각막은 마산무학라이온스클럽과 자매결연을 한 미국 LA올림픽라이온스클럽에서 67세 남성의 각막을 기증받아 전해졌다. 각막이 바다를 건너오기까지 제반 비용은 미국 라이온스클럽에서 모두 부담하고 수술은 정안과에서 무료로 봉사했다.

    수술을 집도한 정기용 정안과 원장은 “각막궤양으로 인해 각막이 90% 가까이 손상됐는데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앞으로 무리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경남신문과 국제라이온스협회 마산무학라이온스클럽(회장 이기수), 마산 정안과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랑의 각막이식 수술’은 지난 2007년부터 시작, 총 63명의 각막기증 수혜자를 탄생시켰다.
     
    글·사진= 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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