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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098) 제19화 대통령선거 28

‘준석이는 깔끔한 아이야’

  • 기사입력 : 2017-05-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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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우리도 바로 대전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잘했어. 나도 대전으로 이동할 거야. 유성에 온천장이 많으니까 도착해서 연락할게.”

    “네. 기다릴게요.”

    이준석이 피로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선거 유세가 한 달 가까이 계속되면서 모두 지쳐가고 있었다.

    대전으로 가는 길은 영동고속도로를 탔다. 호법에서 경부고속도로로 갈아탈 생각이었다. 횡성휴게소에서 쉬고 다시 문막에서 10분을 쉬었다. 캄캄한 어둠 속을 달리는 일이었다. 최명수에게 휴가를 주었기 때문에 서경숙은 혼자서 운전을 해야 했다. 때때로 휴게소에서 쉬기는 했으나 멀고 지루했다.

    ‘민병삼이 당선되는 것은 틀림없어. 벌써 사람들이 파리 떼처럼 꼬이고 있어.’

    민병삼이 당선될 것이 유력해지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서경숙은 정치인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선거가 끝나면 갤러리 일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대전시 유성구에 도착한 것은 새벽 1시가 되었을 때였다. 서경숙이 온천장에 방을 잡고 이준석에게 연락을 하자 20분도 되지 않아 달려왔다. 서경숙은 운전을 하여 피로했으나 이준석을 또다시 몸속 깊숙이 받아들였다. 이준석은 젊었다. 그의 사랑은 화산이 폭발하는 것처럼 격렬했다. 서경숙은 그에게 안겨서 몸부림을 쳤다. 사랑이 끝난 뒤에는 코까지 골면서 잠을 잤다. 아침에 눈을 뜨자 이준석은 이미 돌아가고 없었다.

    ‘준석이는 깔끔한 아이야.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똑똑해.’

    다른 사내들이라면 그녀에게 용돈이나 타내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녀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있었다. 이준석도 빛나는 청춘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서경숙은 아침을 먹고 유세가 벌어지고 있는 곳으로 갔다. 대전중앙시장 앞에는 이미 많은 유권자들이 몰려와 노란 깃발을 흔들고 있었다.

    “선거는 끝난 것 같아요. 이젠 인수위원회를 조직해야 하는데 서경숙씨도 참여해야지요?”

    이연숙이 전화를 걸어왔다.

    “아직 투표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인수위원회를 구성해요?”

    서경숙은 이연숙이 지나치게 성급하다고 생각했다.

    “선거는 끝난 거나 마찬가지예요. 이젠 다음을 준비해야죠.”

    “전 선거가 끝나면 좀 쉴 생각이에요.”

    “인수위원회는요?”

    “인수위원회에는 참여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왜 고생을 하고 보상을 받지 않으려는 거예요? 인수위원회에 참여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세요?”

    “알고 있어요. 어찌되었든 전 관심 없어요.”

    서경숙은 정치인이 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지금 어디에요?”

    “대전이에요.”

    민병삼은 대전지역 유세를 하고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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